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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生) / 한수남

by 한수남

또 어떤 사랑이 내 발목을 잡을 것인가

또 어떤 말 못 할 그리움이

꾸역꾸역 목젖까지 차오를 것인가

혼자 먹는 저녁 끝에

창문에 비치는 내 옆모습에 흠칫 놀랄 것인가

드르륵 문이 열리고

또 어떤 누군가가 내 생에 끼어들 것인가

희미해진 지난날의 상처 위에

또 어떤 새로운 상처를 입힐 것인가

불 속에 들어간 쇠처럼

뜨거웠다가 식고, 식었다가 뜨거워지며

얼만큼 강해질 수 있을 것인가

또 어떤 낯선 사랑이 나를 지목할 것인가

또 어떤 후회로 말 못 할 사정으로

가슴을 칠 것인가

난데없이 나타난 파란 하늘 흰 구름에

웃을 것인가 조용히 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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