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게
붙박이였다. 따박따박 월급 나오는 정규직을 꿈꾸며
알바, 부업, 시간제근로, 비정규직을 두루 거쳤다.
붙박이장 딸려있는 아파트 한 채 사는 게 꿈이었다.
그 옛날 툭 치면 넘어지던 비키니옷장 말고
이사 때마다 큰 짐이 되던 3칸짜리 장롱 말고
아파트에 떡하니 붙어있는 붙박이장이
제일 신통하고 부러웠다. 친구녀석 집들이라도 가면
붙박이장 부터 슬쩍 훔쳐 보았다.
하지만 그 남자의 삶은 결코 도시에 뿌리를 내릴 수
없었다. 치솟는 아파트 값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영혼까지 끌어다가 네모난 붙박이 속으로 밀어넣느니,
차라리, 붙박이장을 떠나기로 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 남자는
고향 땅을 붙박이로 삼기로 했다.
산과 들과 논과 밭과 언덕과 바위들
어릴적 뛰어놀던 고향 동네가
그 남자의 든든한 붙박이가 되어 주었다.
주) TV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온 사연을 참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