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마음에 쏙 드는 길이 나와 쳐다보면
그것은 휘어진 길.
완만한 곡선을 이루면서 왼쪽으로 휘어진 길
오른쪽으로 살짝 꺾이면서 돌아가는 길
살면서 막막한 적 많았으나
돌아 돌아 휘어진 길 끝에서 너를 만났듯이,
그 길에는 눈치보지 않는 풀들이 맘껏 자라고
작년에 진 꽃들이 다시 피어나는데
새 한마리 울다가
내 머리에 흰 똥을 갈기고 날아가도
하하, 웃으면서 정수리를 쓱 만져보고
나도 한그루 나무처럼 양팔을 벌려보는 길
어떤 세고 완강한 힘에 부딪혔을 때
옆길로 새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걸
넌지시 알려주는
내가 사랑하는 길, 휘어진 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