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고개

by 한수남

아리랑 고개 / 한수남

고개를 흔들면서 고개를 넘어가 볼까,

양옆으로 흔들거나

아래위로 끄떡끄떡

굽이굽이 고갯길을 걷고 또 걷다가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한숨을 돌리고

걸어온 길을 잠시 내려다볼 수 있지

지나온 길 굽이굽이 눈물 서려 있지만

그게 이토록 눈부시게 반짝이는 걸 보면

설움은 돌고 돌아 결국 빛이 되는 거라고

아리랑 흥흥흥, 이 순간 바로 노래 한 가락이 필요하지.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그런 날이 오지

목 고개가 툭, 꺾어지는 그런 날,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날

넘어진 김에 쉬어가면 될걸, 왜 그리 아등바등 매달렸을까,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바로 너의 고갯짓

저 멀리서 다가오는 당신의 눈부신 끄덕임, 흥흥흥

나도, 목 고개를 흔들면서 일어서야지

양옆으로 흔들거나 아래위로 끄떡끄떡

한 길을 오래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눈동자 속에 환한

빛이 있다네, 그 빛이 계속 걸어가게 하는 거야.

그 빛이 계속 넘어가게 하는 거야.

흥흥흥~ 흥흥흥~ 우리 모두의 빛나는 아리랑 고개


사진 Pinterest

수요일 연재
이전 11화구름 같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