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날개

by 한수남

책날개 / 한수남


아이가 날개 속으로 쏙 숨어든 순간

날개는 아이를 품어 주었지


두근두근 앞날개를 펼치면

밥먹는 것도 종종 잊어버렸대. 뒷날개를

탁! 소리나게 닫을 때까지


기쁨과 슬픔, 눈물과 웃음,

희망과 절망의 온갖 기승전결이 있었지

카타르시스라는 어려운 말도 알게 되었대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개를 훔쳐 와

인간의 몸에 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만큼 든든한 날개도 없었지


아이는 자라 어른아이가 되었대

자주 날개를 열고 들어가

달디단 잠을 자는 어른아이의 몸에서도

작은 날개가 뾰족 돋아나고 있었지



책날개를 펼치다 (무료이미지)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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