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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Aug 13. 2024

살짝 / 한수남

입을 살짝 가리면서 웃는 네 모습이 좋았다.

네가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커피를 마시고

뜨거운 커피 속으로 쿠키를 살짝 적실 때


살짝 가려도 보이던 덧니 같은 것들이

오래 오래 생각날 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돌아서 가다가 사알짝,

돌아보던 네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서 나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살짝 살짝 몸이 아팠다.


크게 병이 나서 드러눕지는 않았지만,

살짝의 힘이 이렇게 클 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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