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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단상

by 수다쟁이


가을은 달렸다.

눈 깜짝할 사이

땡볕을 품은 초록은

바스락거리는 갈색빛으로 물들고

바람과 뒹굴며 멀리 달아났다.


그러나 올 가을은 쓸쓸하지 않다.

흔적을 남긴 상처들도

마음을 비우게 하는 사람들도

오랜 친구와의 무뎌짐도

그저 그럴 수 있다.


나뭇잎이 시간에 물들어가듯

사람도 시간에 저물어 간다.

그저 우리는

같이 걸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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