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달렸다.
눈 깜짝할 사이
땡볕을 품은 초록은
바스락거리는 갈색빛으로 물들고
바람과 뒹굴며 멀리 달아났다.
그러나 올 가을은 쓸쓸하지 않다.
흔적을 남긴 상처들도
마음을 비우게 하는 사람들도
오랜 친구와의 무뎌짐도
그저 그럴 수 있다.
나뭇잎이 시간에 물들어가듯
사람도 시간에 저물어 간다.
그저 우리는
같이 걸으면 되는 것이다.
글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따뜻한 글로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