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생각해 보니 너무 남의 눈치만 살폈다.
너무 남의 말만 들었다.
"마른 여자"가 좋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듣고 혹독한 다이어트를 한 결과?
남자친구의 바.람.
밥을 먹는 내 모습에 한숨 쉬던 가족들을 보고, 밥을 굶었더니 이제?
제발 밥 좀 먹으라며 애원.
20대 처녀는 날씨하고 예뻐야 한다던 이웃들은
예쁜 민소매 입은 내 모습을 보고?
팔 흉터가 뭐냐며 혀를 차신다.
나는 남의 눈치를 안 보고, 나만 위해 살기로 했다.
다이어트만 생각하며 산 시간이 거의 10년쯤 되었다.
이만하면 다이어트랑 이별할 때다.
그런데 다이어트…. 관두면 뭐가 달라지는 거지?
운동을 안 가면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살을 안 빼면 뭘 먹으며 관리할지 고민했다.
항상 내 편이던 친구 S양이 말했다.
그래서 행복해지기로 했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기로.
살 빼기 싫어서 자기 합리화니, 뭐니 하는 소리도 안 들으련다.
합리화 좀 하면 어때.
그동안 나트륨 함량이 높아서, 지방이 많아서.
정제 탄수화물은 살이 찌니까 등등 다이어트 금지 음식, 다시어서 오세요.
이제 혼자 식당에서 음식 포장도 할 수 있다.
"라볶이랑 참치김밥 1줄, 돈까스 정식 포장이요"
"젓가락 몇 개 드릴까요?"
"후후…. 단 하나요!"
엘리베이터도 눈치 보지 않고, 바로바로 탄다.
운동은? 햄스트링 좋아질 때까지 절대 안정.
참 귀한 1년이었다.
참 많이 나를 사랑한 1년이었다.
그런데 어?
작년 옷이 맞지 않는다…?
에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