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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Oct 09. 2017

아메리카노

(비교적)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

자기분석: 순살치킨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아이스. 가끔은 샷 추가. 향을 느낄 겨를은 잘 없다. 카페인은 몸에 2일간 남아 있다던데, 그게 참말이라면 내 몸에서 카페인이 없었던 적은 없나 보다. 카페인 내성도가 높아져서 그런가, 커피를 마셔도 잠이 깬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별로 없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은 날이 많았다. 그럴 때 중에서 몇몇은 잠을 깨기 위해 너무 많은 커피를 마신 날이 있었다. 친구 중 한 명은 커피를 마신다기보다는 연료를 넣는다는 표현을 해 주기도 했다. 남이 먹다 남긴 커피도 마셨다. 


거의 처음. 카페라는 곳에 들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대학 신입생. 마찬가지로 생애 처음 아이스링크라는 곳을 가던 길, 혹은 갔다 오는 길이었다. 어쨌든 당시의 나는 많은 것이 아직까지는 생에 처음이던 시절을 겪고 있었다. 다른 감흥보다는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레츠비와 믹스커피에 단련된 미각을 가진 나는 그 이후 한동안은 단 커피를 주로 사 먹었었다. 


여전히 단 것들을 좋아한다. 가끔은 처음 가는 카페에서 가장 긴 이름의 음료를 주문한다. 대체로 그런 제품들은 새로운 닷 맛을 제공해주니까. 하지만 본격적으로 카페를 들락거리는 시점에 나는 돈이 없었다. 카페는 기다림의 장소이거나, 랩탑이라는 것이 생긴 이후에는 노동의 공간이었지 커피 향을 느끼는 공간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가장 값싼 '아메리카노'라는 녀석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년이 지났고, 지금은 분명 돈은 더 벌지만 아메리카노를 더 자주 찾는다. 살이 더 찌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일단 하나. 또 하나는 잘은 모르겠는데 커피 향이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좋은 커피와 나쁜 커피를 구분할 수 있느냐고 하면 잘 모른다가 정답. 하지만 대학 시절 생에 처음으로 '단골집' 이 된 신촌의 '독수리다방'의 주인장이 말해준 갓 로스팅한 커피 원두와 조금 묵힌 원두의 차이에서 신맛의 차이를 알게 된 후, 아 차이가 있긴 하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다. 둘 다 크게 선호가 있진 않지만, 요즘은 산미가 있는 쪽을 찾는 편이긴 하다. 


그러니 내가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고 단 것을 마냥 좋아하냐면, 가끔 단 것을 먹으면 질리고, 물려서 못 먹는 일이 빈번하기도 하니 그냥 그때그때 선호가 달라진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기서 나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것은,

1. 필요할 때에는 돈을 아끼는 사람인 것 같다.

    1.1 어릴 적에는 짠돌이/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별명이 있었던 것 같다..

    1.2 중학교 수학여행 갈 때에는 사진을 찍어 파는 것으로 장사를 하려고 했었다....

        1.2.1 그래서 부모님은 내가 공부하게 하기 위해 시험 점수에 bounty를 걸었었다...

    1.3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런 경향이 보이지 않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다.

    1.4 대학 시절에 아끼는 행동들은 생각해보면 언제나 선지름-후 절약의 원칙에 입각한 행동들이었다. 


2. 단 맛을 기본적으로는 좋아한다. 

    2.1 맛에 둔감하지만, 어린아이 입맛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2.2 그렇다고 단 것을 찾아서 먹는 경우는 좀 덜한 편. 초콜릿을 사 먹는다거나 하진 잘 않는다.

    2.3 하지만 캔음료로 단 것을 계속 찾았던 기억은 나는 것 같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3. 카페에서 일을 하는 경험이 잦았다. 

    3.1 알바를 한 건 아니고... 랩탑이 생긴 이후에는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과제를 하거나 했다.

    3.2 집에서는 청소 같은 '필수적'인 노동 행위 외에는 잘 되지 않는다.

        3.2.1 집 키보드, 의자가 불편하다는 핑계가 있긴 한데, 그 이유만 있는 건 아닌 듯?

    3.3 그래서 카페를 고르는 기준이 몇 있다. 

        3.3.1 전원코드가 있는가

        3.3.2 와이파이가 빠방 한가

        3.3.3 화장실은 청결한가

        3.3.4 아메리카노는 리필이 되는가.


음, 아메리카노를 소재로는 나에 대해서 뭔가 더 깊게 알게 된 것 같진 않다. 

절약,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지금에서는 중학교 시절의 내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



다음에는 꼭 마블 영화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 

먹을 것으로 2 연타를 하니 건진 게 별로 없는 느낌이다. 


171009 자기분석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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