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매일 글쓰기 (039/100)
제품팀에 관한 생각 (1/5) 입니다.
제품 개발과 관리는 때로 복잡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마티 케이건의 <임파워드>나 <인스파이어드> 같은 책을 읽으며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시절 무지한 상태에서 시작한 창업의 실패부터, 서비스 디자인, 웹 기획, 신사업 기획, 방송국 설립 및 운영을 거쳐 현재 스타트업에서 제품팀을 이끄는 지금까지, 분명한 답을 찾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제품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만의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 시리즈를 통해 제품팀의 역할과 도전을 프로스포츠팀에 비유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는 복잡한 개념을 친숙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비유의 힘을 활용하는 시도입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자사의 조직 문화를 "우리는 프로스포츠팀이지 가족이 아닙니다"라고 비유하며 높은 성과, 자유와 책임, 맥락에 기반한 의사결정 등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우리도 제품팀의 특성과 도전을 프로스포츠팀에 비유하여 설명할 것입니다.
이 시리즈는 제품팀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견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용병팀이 아닌 진정한 제품팀을 만들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깊이 있는 학습을 원하신다면, 앞서 언급한 책들과 다른 유명한 제품 관리 서적들을 참고하시기를 권합니다.
우리는 제품을 만듭니다. 그리고 제품은 팀, 회사의 모든 산출물입니다. 우리의 문화, 제도, 디자인, 코드 그리고 말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제품입니다. 제품은 유기체와 같이 각 팀의 산출물의 총합으로 섬세하고 복잡하게 작동합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우리는 제품이라고 부릅니다.
너무 넓게 잡았나요? 그럼 조금만 다시 좁혀 봅시다.
우리의 제품은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어떤 문제가 더 중요한지 먼저 고민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습니다. 그렇게 해결책이 아닌 문제에 집중합니다. 해결책을 고민할 때는, 그것 즉 우리의 제품이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계속 질문을 던집시다. 아이디어는 문제를 정의한 다음에 나와야 합니다. 야구를 보다 보면, 주요한 타석에 상대팀의 좌타자가 들어서면 좌완투수로 교체하곤 합니다. 문제에 적합한 해결책은 다르니까요. 주어진 문제를 잘 찾고, 정의한 다음에 해결책을 고민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곧, 제품입니다.
따라서, 답이 아닌 질문에 집중하고, 보다 바른 질문을 만드는 데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질문에 해당하는 가장 합당한 해답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보다 실무적으로는, 우리가 백로그를 채운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직접 고민하고 답을 내립니다.
그렇기에, 고객의 요구가 직접적으로 백로그가 되지 않습니다. 요구사항이 왜 나왔는지, 그것은 어떤 문제 때문인지 먼저 고민합니다. 많은 고객은 생각보다 자기가 뭘 필요로 하는지 모릅니다. 때문에 우리가 보다 선제적으로 고객의 문제와, 근본적인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합니다. 프로 스포츠팀 감독과 선수들은 늘 팬이 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전문가이고, 따라서 '우승' '승리'라는 관점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수용하되, 그대로 따르진 않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제품을 발견해야 합니다. 발굴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요구사항은 원석입니다. 그것을 해석하고, 다듬고, 빛나게 만들기 위해 더 나은 질문을,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합니다.
또한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 사용자의 중요한 문제를, 빈번한 문제를 해결하는지, 또 그 해결책이 더 많은 사용자에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빠르게 해결합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중 어떤 것이 가장 많은 문제를 해결할지,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직구처럼 단순하고 강력한 해결책이 필요할 때도 있고, 체인지업처럼 사용자의 예상을 뒤엎는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구종'이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지 신중히 선택합니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이 중요하고, 계속해서 더 깊게 문제를 고민하고 그 문제들을 모아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집중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다시, 위의 질문하는 게 중요하다는 부분을 읽어 봅시다. 어떤 문제는 왜 일어나는지 고민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논의합시다. 세이버메트릭스를 떠올려봅시다. 홈런을 10번 때리는 타자 보다, 스몰볼이지만 도루를 30번 할 수 있으면 '진루' 관점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겠죠. 어떤 요인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지 분석하기 위해 문제의 원인을 봅시다.
이 과정 속에서 당연히 할 일의 우선순위와 업무조정은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야구팀이 경기 상황에 따라 타순을 조정하거나 투수를 교체하는 것처럼, 우리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합니다. 그 반복 속에서 계속해서 더 나은 우선순위나 프로세스, 즉 같이 일하는 방식도 같이 혁신하여 같은 실수의 반복을 방지합니다. 이러한 반복과 번복에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팀으로 함께 문제를 풉니다. 같이 승리를 축하합니다.
성공으로 가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반복을 감내해야 합니다 내가 직접 써보고, 내가 사용자라면? 생각하며 만듭니다. 사용자의 입장으로 써보고, 누군가에게 사용성을 테스트하고 정확도를 검증하는 행위를 지속하여 '정말로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우리의 제품 프로세스의 필수 단계여야 합니다.
성공으로 가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반복을 감내해야 합니다. 야구 선수들이 자기 플레이 영상을 돌려보며 고칠 점을 찾듯이, 우리도 지속적인 피드백과 개선을 통해 제품을 발전시킵니다. 예컨대 제품팀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개밥 먹기를 자주, 반복적으로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계속해서 반복하는 부분이요.
반복을 감내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한 번 결정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결정에 대한 결과를 관찰하고 검증하여 다시 의사결정할 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되돌릴 수 있는 의사결정은, 해당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경험과 능력, 직감을 믿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결정은 참여하는 사람에 의해 내려집니다, 더 많은 참여를 위한 방법을 고민합시다.
앞서서, 고민에 시간을 쓰는 것을 아끼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 풀이에는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고민에 시간을 쏟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자는 것은, 그것이 결국은 더 빠른 문제 해결로 이어지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면, 빠르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 역시 중요합니다.
그러니 속도를 내기 위해, 70%의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해서 속도를 내고 의견일치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습니다. 대신 모든 참여자들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헌신(Diagree and commit)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행동합니다.
이렇게 더 빠르게 결정 내리고 더 빠르게 실행합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책임은 해당 과제를 맡긴 사람이 지는 것이고, 의사결정은 위임됩니다. 이는 마치 야구에서 감독이 전반적인 전략을 세우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플레이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권한의 위임이 모든 책임의 위임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무언가 의사결정을 빨리 하다가, 다른 팀에 번복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것에 책임을 질 일이 있다면 그건 매니저의 역할입니다. 속도를 내다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건 매니저와 스태프의 역할입니다.
다만, 되돌릴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매니저에게 떠넘깁니다. 이 때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맥락과 선택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합시다.
이렇게 우리는 사용자 중심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제품을 통해 빠르게 그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주도적으로 참여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제품팀입니다. 프로팀이 정규시즌 매 경기를 통해 우승을 향해 나아가듯, 우리도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며 성공을 향해 나아갑니다.
초고: 2023.11.23
탈고: 2024.10.09
제품팀에 대한 생각 시리즈
우리는 사용자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합니다. (현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