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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에 이어서 생각하기 033: 운과 실력에 이어서
삶의 매뉴얼 002: 운을 다루기
페이오프, 인생, 그리고 확률의 함정
인생은 우리 손에 쥐어진 카드 한 벌에서 시작합니다. 어떤 카드를 받을지는 우리의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은 순전한 운이며, 태어난 환경과 시대적 조건, 주어진 자원으로 결정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아주 좋은 패를 쥐고 시작하고, 누군가는 명백히 불리한 손으로 테이블에 앉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게임은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 운은 출발점일 뿐, 그 위에서 쌓이는 것은 분명한 실력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핵심적인 구분을 마주합니다. 확률은 주어진 것(운)이지만, 페이오프(Payoff, 손익 구조)는 설계하는 것(전략)입니다.
이 구분은 단순한 철학적 위안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나누는 실용적 원칙입니다. 주사위를 던질 때 우리는 결과를 정할 수 없지만, 얼마를 걸 것인지, 어떤 조건에서 게임을 중단할 것인지, 어떤 게임을 선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결정입니다.
나심 탈렙이 《무작위에 속은 사람들(Fooled by Randomness)》에서 날카롭게 지적했듯, 우리는 성공을 자신의 실력으로 과대해석하고 실패를 운으로 축소하는 '결과 편향(outcome bias)'에 빠지기 쉽습니다.
포커 테이블에서 초보자가 단기적으로 승리할 때, 그는 자신이 탁월한 전략가라고 믿습니다. 2006년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번 사람은 자신의 통찰력을 확신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그것이 타이밍의 행운이었음을 잔혹하게 증명했습니다. 이는 성공한 사례만 보고 원인을 일반화하는 '생존자 편향(survivor bias)'의 전형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이 함정을 잘 압니다.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 10명을 인터뷰하면 모두가 "집요함", "비전", "실행력"을 말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자질을 가지고도 실패한 수백 명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그들 역시 집요했고, 비전이 있었으며, 실행력이 뛰어났습니다. 다만 시장 타이밍, 경쟁자 동향, 규제 변화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이 달랐을 뿐입니다.
"같은 선택을 백 번 반복했을 때 이긴다면 실력"이라는 말은 유용한 휴리스틱이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전제를 암묵적으로 깔고 있습니다. 바로 게임의 규칙과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는 '정상성(stationarity)' 가정입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는 '비정상성(non-stationarity)'의 세계입니다. 어제의 성공 전략이 오늘은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노키아는 휴대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지만, 게임의 규칙이 '하드웨어 내구성'에서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바뀌자 그 실력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진짜 실력은 다음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합니다:
1) 긍정적 기대값(Positive Edge): 장기적으로 평균적인 수익이 플러스인 전략을 보유하는 것
2) 파산 회피(Risk of Ruin Management):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 속에서도 파산하지 않고 살아남는 능력. 탈렙이 강조했듯, "죽지 않은 자만이 계속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긍정적 기대값을 가진 전략이라도 한 번의 파산으로 게임에서 퇴출되면 무의미합니다.
3) 적응력(Adaptation):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전략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능력. 정적인 최적해가 아니라 동적인 학습 능력이 핵심입니다.
결과 편향을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의사결정 당시에 알 수 있었던 정보만을 기준으로 그 결정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나쁜 결과가 나왔더라도, 그 시점에서 합리적인 프로세스였다면 그것은 좋은 결정이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그 시점에서 무모한 도박이었다면 그것은 나쁜 결정이었습니다.
프로 포커 플레이어 애니 듀크(Annie Duke)는 이를 "결과 vs. 프로세스"의 구분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의사결정 프로세스뿐이며, 결과는 확률의 영역입니다. 좋은 의사결정자는 좋은 프로세스를 반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확률을 자기편으로 만듭니다.
우리는 빗나갈 확률 자체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빗나갔을 때의 손실과 맞혔을 때의 이익 구조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페이오프를 비대칭적으로, 즉 '볼록(Convex)'하게 만드는 전략의 핵심입니다. 작은 손실은 제한하고, 드물게 찾아오는 큰 이익에는 활짝 열려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볼록한 페이오프란 무엇일까요? 가장 단순한 예시는 옵션입니다. 콜옵션을 구매하면 주가가 하락해도 손실은 옵션 프리미엄으로 제한되지만, 주가가 상승하면 이익은 이론적으로 무한합니다. 이것이 비대칭성입니다.
반대로 오목(Concave)한 페이오프는 위험합니다. 작은 이익은 자주 얻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큰 손실에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옵션을 판매하는 전략(naked option selling)이 전형적입니다. 99번은 작은 프리미엄을 챙기지만, 100번째 블랙스완 이벤트에서 파산할 수 있습니다.
탈렙이 《안티프래질(Antifragile)》에서 제시한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은 이 원리를 자산 배분에 적용한 것입니다:
자산의 85-90%: 국채, 현금 등 극도로 안전한 자산
자산의 10-15%: 스타트업 투자, 벤처캐피탈, 변동성이 큰 고위험·고수익 자산
중간 지대(중위험·중수익)는 의도적으로 피합니다. 왜일까요? 중간 지대는 얼핏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꼬리 위험(tail risk)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큰 상승의 기회는 제한적입니다. 반면 바벨 전략은 파산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도, 블랙스완이 우리에게 유리할 때는 기하급수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원리는 투자를 넘어 삶의 전략으로 확장됩니다:
경력 설계에서의 바벨 전략:
안정적 기반: 기본적인 생활비와 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주 수입원(정규직, 프리랜싱 등)
옵션성 투자: 시간의 10-20%를 잠재적 보상이 큰 프로젝트에 투자(사이드 프로젝트, 새로운 스킬 학습, 네트워킹, 창업 준비)
프로젝트 선택에서의 볼록성: 실패가 치명적이지 않은 환경을 찾아, 그 안에서 소액의 비용으로 수많은 실험을 시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운이 우리 편이 되도록 페이오프 구조를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시작 비용이 낮고(최소 손실 보장)
성공 시 보상이 비선형적으로 크며(기하급수적 이익)
실패해도 학습할 수 있는(옵션의 가치는 실패해도 남음)
프로젝트를 선택하세요.
구체적 예시:
책 쓰기: 실패해도 시간 투자 외 손실 없음, 성공하면 평판과 기회의 기하급수적 증가
오픈소스 기여: 비용은 시간뿐, 성공하면 글로벌 네트워크와 평판 획득
콘텐츠 제작: 초기 비용 최소, 바이럴 가능성으로 무한한 도달 범위
핵심은 "downside is limited, upside is unlimited" 구조를 의도적으로 찾는 것입니다.
개인의 의사결정 원리를 팀과 조직으로 확장할 때, 우리는 더 정교한 메커니즘이 필요합니다. 조직은 개인과 달리 집단 의사결정의 복잡성, 인센티브 왜곡, 관료제의 경직성이라는 추가 장애물을 마주합니다.
운이 따르지 않을 때조차 배우고 정비하는 조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바로 조직의 페이오프 구조 자체를 볼록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는 '작은 베팅들의 포트폴리오(Portfolio of Small Bets)'를 운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구글의 유명한 "70-20-10 규칙"이 좋은 예시입니다:
70%: 핵심 사업 (안정적 수익)
20%: 인접 영역 혁신 (중간 위험)
10%: 문샷 프로젝트 (초고위험·초고보상)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이를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많은 실험을 하라"고 표현했습니다. 킨들, AWS, 알렉사 같은 대성공 뒤에는 Fire Phone, Amazon Destinations 같은 수많은 실패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각 실패의 비용은 회사 전체를 위협하지 않았고, 한 번의 대성공(AWS)이 모든 실패를 보상하고도 남았습니다.
조직이 볼록한 페이오프를 유지하려면 명확한 '중지 규칙(Stop-loss Rule)'이 필요합니다. 이는 미리 정해진 조건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메커니즘입니다.
효과적인 중지 규칙의 조건:
사전 명시: 프로젝트 시작 전에 명확히 정의
객관적 지표: 주관적 판단이 아닌 측정 가능한 메트릭
시간 기반: "3개월 후", "MVP 출시 후 6주" 등 시간 제약
신호 기반: "사용자 리텐션 15% 미달 시", "번다운 속도 목표 대비 50% 미달 시"
중지 규칙이 없으면 매몰 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에 빠져 실패하는 프로젝트에 계속 자원을 쏟아붓게 됩니다. 이는 페이오프를 오목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함정입니다.
성공과 실패 모두에서 교훈을 추출하는 '사후 학습 리포트(Post-mortem 또는 Retrospective)'는 조직의 페이오프를 장기적으로 볼록하게 유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효과적인 사후 분석의 원칙:
비난 없는 문화(Blameless Culture): 실패를 개인의 잘못이 아닌 시스템의 학습 기회로 프레임
프로세스 vs. 결과 분리: "결과가 나빴으니 결정이 나빴다"가 아니라 "결정 당시 정보로 판단했을 때 프로세스가 합리적이었나?"
구체적 액션 아이템: 추상적인 "소통 개선" 대신 "다음 프로젝트부터 주간 리스크 리뷰 회의 도입"
문서화와 공유: 조직 전체가 접근 가능한 지식 베이스 구축
픽사는 모든 영화 제작 후 '노트데이(Notes Day)'를 운영합니다. 모든 직원이 참여해 무엇이 효과적이었고 무엇이 아니었는지 솔직하게 논의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개별 영화의 실패나 부분적 문제는 조직 전체의 역량 향상으로 전환됩니다.
이러한 운용 원칙을 통해 조직은 '나쁜 운의 비용'에 상한선을 두고 '좋은 운의 잠재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즉 안티프래질(Antifragile)한 속성을 갖게 됩니다.
안티프래질한 조직의 특징: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학습 기회로 활용
작은 실패를 자주 경험하며 큰 실패를 회피
변동성이 클수록 더 강해지는 구조 (무nassim 탈렙의 핵심 개념)
탈렙의 말처럼, "바람이 촛불은 끄지만 산불을 키웁니다." 안티프래질한 조직은 산불처럼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오히려 더 강해집니다.
어떤 혁신가들은 한발 더 나아가 게임의 룰 자체를 바꿉니다. 이는 탈렙이 말한 페이오프 구조 변경의 원리를 비즈니스에 극적으로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기존 게임을 잘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이 결정적 우위가 되는 새로운 게임을 발명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아이폰을 선보였을 때, 휴대폰 시장은 명확한 경쟁 규칙이 있었습니다:
하드웨어 스펙 (화소, 배터리, 신호 강도)
통신사와의 협상력
기업 고객 확보 (블랙베리의 영역)
이 게임에서 노키아, 모토로라, 블랙베리는 오랜 경험과 유통망, 통신사 관계를 가진 강자였습니다. 애플이 이 게임에 뛰어들었다면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잡스는 게임 자체를 바꿨습니다:
하드웨어 스펙 → 사용자 경험: 멀티터치, 직관적 인터페이스
제조 능력 → 소프트웨어 생태계: 앱스토어라는 플랫폼
통신사 권력 → 소비자 직접 장악: 아이튠즈 생태계와의 통합
핵심은 이것입니다: 애플이 이미 보유한 역량(디자인 DNA,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소비자 브랜드)이 게임의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되도록 게임의 페이오프 구조 자체를 재설계한 것입니다.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전략도 유사합니다. 기존 자동차 산업의 경쟁 요소는:
대량생산 효율성
딜러 네트워크
브랜드 유산과 신뢰성
이 게임에서 GM, 토요타, 폭스바겐은 100년 노하우와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가진 거인들이었습니다.
테슬라는 게임을 바꿨습니다:
엔진 성능 → 배터리 기술: 전기차라는 새로운 경쟁 영역
판매 네트워크 → 직접 판매: 딜러십 우회
정적인 제품 →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 OTA(Over-The-Air) 업데이트로 차량이 점점 나아짐
테슬라가 가진 소프트웨어 역량, 배터리 기술, 직접 판매 모델이 결정적 우위가 되는 새로운 자동차 게임을 만든 것입니다.
리드 헤이스팅스의 넷플릭스는 세 번에 걸쳐 게임을 바꿨습니다:
1단계: DVD 대여 → 우편 구독
비디오 대여점의 게임: 위치, 재고 관리, 연체료
넷플릭스의 게임: 구독 모델, 추천 알고리즘, 제한 없는 보관 기간
2단계: DVD → 스트리밍
기존 게임: 물리적 미디어 유통
새 게임: 인터넷 대역폭, 클라우드 인프라
3단계: 콘텐츠 유통 → 콘텐츠 제작
기존 게임: 스튜디오가 만든 콘텐츠를 플랫폼이 유통
새 게임: 데이터 기반 콘텐츠 제작 (House of Cards가 히트할 것을 시청 데이터로 예측)
각 단계에서 넷플릭스는 자신이 축적한 고유한 자산(데이터, 기술, 사용자 관계)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새로운 게임으로 산업을 재편했습니다.
판을 바꾸는 전략의 핵심은:
기존 플레이어가 쌓은 자산이 부담이 되게 만들기: 코닥은 필름 사업이 너무 커서 디지털로 전환하기 어려웠습니다. 블록버스터는 매장 네트워크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습니다.
자신의 고유한 역량이 결정적 요소가 되는 게임 만들기: 아마존의 클라우드 인프라 경험은 AWS로, 구글의 검색 기술은 광고 타게팅으로, 애플의 디자인 DNA는 제품 생태계로 전환되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와 플랫폼 경제: 새로운 게임이 사용자가 늘수록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라면, 초기 불리함을 극복한 후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산업 수준의 페이오프 재설계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패가 가장 강력해지는 새로운 판을 만들어, 스스로를 운의 설계자 위치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이론을 일상과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 체크리스트입니다.
의사결정 전:
[ ] 이 결정의 최악의 결과는 무엇인가? 그것을 감내할 수 있는가? (파산 위험 점검)
[ ] 이 선택이 잘못되었을 때 손실의 상한선은 어디인가?
[ ] 이 선택이 맞았을 때 잠재적 이익은 얼마나 큰가?
[ ] 손실 대비 이익의 비율은 최소 3:1 이상인가? (비대칭성 확인)
[ ] 이 결정을 100번 반복한다면 장기적으로 이길 수 있는가? (기대값 계산)
의사결정 후:
[ ] 결과와 무관하게, 결정 당시 프로세스는 합리적이었는가?
[ ] 무엇을 배웠는가? (성공과 실패 모두에서)
[ ]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볼록한 페이오프를 가진 프로젝트 찾기:
[ ] 초기 투입 자원이 제한적인가? (시간, 돈, 평판)
[ ] 실패해도 재기 가능한 수준인가?
[ ] 성공 시 보상이 투입 대비 10배 이상인가?
[ ] 중간 실패에서도 배우고 피벗할 수 있는가?
[ ] 옵션성이 있는가? (한 영역의 성공이 다른 기회로 연결되는가)
실험 친화적 문화 만들기:
[ ] 프로젝트 시작 시 명확한 중지 조건을 설정했는가?
[ ] 실패를 비난이 아닌 학습으로 다루는가?
[ ] 사후 분석이 의무화되어 있는가?
[ ] 작은 실험들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가?
[ ] 한 번의 실패로 경력에 치명타를 입지 않는 구조인가?
안티프래질한 팀 구축:
[ ]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가? (최악의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 ] 중복성(redundancy)과 백업 계획이 있는가?
[ ] 변화를 기회로 삼는 mindset이 있는가?
[ ] 외부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가?
인생은 무작위의 패로 시작되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다루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는 확률 자체를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합니다. 주사위를 던질 때 나올 숫자를 정할 수 없고, 태어날 가정을 선택할 수 없으며, 내일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페이오프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운의 파동 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진짜 실력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냉철하게 기대값을 계산하기 (Edge): 감정이 아닌 수학과 논리로 판단하며, 장기적으로 유리한 게임을 선택하는 능력
파산 확률을 관리하기 (Risk of Ruin): 아무리 좋은 전략도 한 번의 파산으로 끝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절대 테이블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자원을 관리하는 능력
페이오프를 볼록하게 설계하기 (Convexity): 손실에는 상한선을 두고 이익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비대칭적 보상 구조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능력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하기 (Adaptation): 어제의 성공 공식이 오늘 실패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계속 배우고 진화하는 능력
때로는 게임 자체를 바꾸기 (Game Design): 기존 룰에서 불리하다면, 자신의 강점이 빛나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는 대담함
주어진 패는 바꿀 수 없지만, 베팅의 방식과 게임의 판 자체를 바꾸려는 선택은 언제나 우리 손에 있습니다.
탈렙의 지혜를 빌리자면, 우리는 "터키의 역설"을 기억해야 합니다. 1000일 동안 매일 먹이를 받은 칠면조는 1001일째도 먹이를 받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1001일째는 추수감사절입니다. 과거의 패턴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항상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지혜는 다음과 같습니다:
확률을 존중하되 맹신하지 말 것
운을 겸손히 인정하되 무력감에 빠지지 말 것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
작은 실패를 자주 경험하며 큰 실패를 회피할 것
변동성을 적으로 보지 말고 배움의 기회로 삼을 것
운을 계산하고, 감내하며, 마침내 이용하는 사람—그가 삶이라는 게임의 진짜 승자입니다.
테이블에는 당신이 어떤 카드를 받을지 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플레이할지, 언제 폴드할지, 언제 올인할지, 그리고 어떤 테이블에 앉을지는 당신이 결정합니다. 더 나아가,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패는 이미 쥐어져 있습니다. 이제 당신의 전략을 보여줄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