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Proejct (299/365)
삶의 원칙 시리즈
10. 개구리 먹기
11. 먼저 손내밀기
12. 무시를 대하는 태도
인생은 우리 손에 쥐어진 카드 한 벌에서 시작한다. 어떤 카드를 받을지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운이며, 태어난 환경과 시대적 조건, 주어진 자원으로 주어진다. 하지만 거기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의 차이는 우리가 그 카드를 어떻게 조합하고, 언제 어떻게 베팅하며, 상대가 무엇을 들고 있는지 얼마나 읽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운은 출발점일 뿐, 그 위에서 쌓이는 것은 실력이다.
포커는 단순한 도박이 아니다. 그것은 확률과 심리, 전략과 용기가 교차하는 지적 게임이다. 각 조합이 등장할 확률을 계산할 줄 아는 사람만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삶과 팀 빌딩에서도 무작정 밀어붙이는 베팅은 패망으로 이끌고, 지나친 소극성은 기회를 흘려보낸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가진 조건에서 어떤 조합이 가능하고, 그 조합의 확률적 무게가 어디에 있는지를 끊임없이 헤아리는 능력이다.
그렇다고 언제나 최고의 패,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이 드문 패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 다른 가치와 성향을 가진 카드들이 하나의 무늬로 묶여 흐름을 이루는 것, 그것이야말로 완벽한 팀의 은유다.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공통의 비전이라는 무늬로 이어질 때, 팀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우리는 자주 차선의 최선, 즉 플러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하나의 무늬에 집중해 색깔을 분명히 하고, 일관된 실행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팀 컬러를 명확히 하는 것은 결국 생존과 집중의 전략이다.
그러나 카드 게임에서처럼 인생과 조직도 정적이지 않다. 패를 교환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목표가 바뀔 때, 조합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혹은 외부 환경이 급변할 때, 우리는 용기를 내어 교환을 감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다. 팀의 무늬를 정의하는 핵심 구성원은 절대 버려서는 안 되지만, 더 이상 맞지 않는 카드라면 과감히 테이블 밖으로 보내야 한다. 이는 배신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패다. 우리는 늘 혼자가 아니라 테이블에 앉아 있다. 상대의 표정, 베팅의 패턴, 숨겨진 심리를 읽는 것이야말로 포커의 본질이다. 시장도 다르지 않다. 경쟁자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어디에 자원을 집중하는지, 그리고 어떤 무늬로 몰려가는지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차별화된 무늬로 승부를 걸고, 때로는 같은 무늬에서 가장 강력한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을 읽는 능력은 곧 상대의 심리를 읽는 능력이다.
모든 게임은 룰로 지탱된다. 아무리 좋은 패를 들고 있어도 룰이 무너지면 게임은 무의미해진다. 마찬가지로 팀도 신뢰의 규칙이 없다면 붕괴한다. 투명한 보상, 공정한 의사결정, 흔들리지 않는 윤리와 비전이 없다면, 어떤 인재가 모여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진짜 혁신가는 주어진 룰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아예 게임의 판을 바꾼다.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을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무늬로 바꿨듯, 테슬라가 자동차 산업을 전기차와 소프트웨어의 게임으로 재편했듯, 최고의 팀은 단순히 좋은 패를 조합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이 가진 패가 가장 강력해지는 새로운 게임을 설계한다.
결국 인생은 무작위의 패로 시작되지만, 그 패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우리의 몫이다. 냉철하게 확률을 계산하고, 전략적으로 조합하며, 상대를 읽어내고, 때로는 판을 새로 짜는 용기. 그것이 운을 넘어서는 실력이다. 주어진 패는 바꿀 수 없지만, 베팅의 선택은 언제나 우리 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