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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원칙 시리즈
1. 귀찮은 건 하는 거
4. 검색-사색-검색
7. 상수와 변수
8. 선택과 책임
9. 위임하기
10. 개구리 먹기
11. 먼저 손내밀기
우리는 종종 무시에 상처받는다. 회의에서 내 의견이 흘려들어갈 때, 관계 속에서 나의 존재가 공기처럼 취급될 때, 마음속에서는 작은 균열이 생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무시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기본값에 가깝다. 타인은 본래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상태다.
무시는 악의나 적대가 아니다. 단순히 관심이 부재한 상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삶을 살아가느라 바빠서, 타인의 존재에 일일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무시당한다”는 것은 사실상 당연한 일이자, 인간관계의 기본 배경음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관심을 갈망한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존재의 확인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관심은 곧 “내가 여기 있다”는 사회적 증명이다.
둘째, 생존의 본능 때문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공동체의 관심은 생존과 직결되었다. 집단에서 배제당하는 것은 곧 위험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무시가 본능적으로 위협처럼 다가오는 것은 이 흔적 때문이다.
셋째, 관심은 권력이기 때문이다. 주목은 영향력을 만든다. 무시당하는 순간, 사회적 발언권과 힘이 줄어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로는 부정적 방식으로라도 주목을 갈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시를 기본값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자유로워진다.
“타인은 본래 나를 무시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다. 실패해도 크게 주목받지 않는다는 사실은 두려움을 줄여주고, 더 가볍게 시도하며 용감하게 실험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무시는 짐이 아니라, 자유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무시는 디폴트, 기대는 선택이다. 관심은 기본이 아니라 예외다. 기대를 줄이면 감사가 커진다.
무시는 거울이 아니다. 타인의 무시를 나의 가치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사정일 뿐이다.
무시는 자극이다. 무시는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을 실력과 성취로 전환한다.
무시는 자유다. 아무도 크게 주목하지 않기에, 우리는 실패조차 가볍게 감당하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무시를 넘어 연결로 나아간다. 억지로 관심을 쫓지 않는다. 진정한 가치와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면, 관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무시는 인간관계의 기본값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무시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니라 토양이 된다. 우리는 그 위에서 자유롭게 실험하고, 자기만의 성장을 이어가며, 결국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갈 수 있다.
“무시는 기본값이다.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