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계획된 가설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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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내 글을 이어 쓰기 002 : 승리는 가장 지루한 곳에 를 이어 써봄


승리는 계획된 가설 위에서 만들어진다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은 실체가 없는 유령과 같습니다. 이 유령들은 불안이라는 먹이를 먹고 자라나 우리의 정신을 갉아먹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할 일이 너무 많아"라며 압도감을 느끼는 이유는 일이 실제로 많아서가 아니라, 그 일들이 뇌 속에서 정형화되지 않은 채 안개처럼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혼란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외재화(Externalization)'입니다. 내면의 추상적인 덩어리를 끄집어내어 눈에 보이는 물리적 실체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막연한 불안을 '관리 가능한 객체'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제 당신의 하루를 승리로 이끌어 줄 구체적인 시스템 설계법을 소개합니다.


1단계: 밤의 의식, 뇌를 비우고 AI를 비서로 고용하라


하루의 승패는 그날 아침이 아니라 전날 밤에 결정됩니다. 잠들기 전, 뇌를 '오프라인' 상태로 만들기 위한 의식을 치러야 합니다. 노트나 메모장을 펴고 내일 해야 할 일, 걱정거리, 아이디어를 무작위로 쏟아내십시오. 이것은 정리가 아닙니다. 배설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현대적인 도구인 LLM(거대언어모델)을 적극 활용해 봅시다. 당신이 쏟아낸 두서없는 텍스트를 AI에게 던져주고 이렇게 명령하십시오.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내일의 할 일 목록을 정리해 줘. 우선순위를 나누고, 모호한 내용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꿔줘."


AI는 당신의 혼란스러운 뇌내 망상을 순식간에 정돈된 리스트로 변환해 줄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당신은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2단계: 동사의 마법, '달성'하지 말고 '수행'하라


할 일 목록을 작성할 때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적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 성사시키기"나 "발표 잘하기" 같은 항목들입니다. 이것은 목표이지 행동이 아닙니다. 계약 여부는 상대방의 마음에 달려 있고, 발표의 반응은 청중에게 달려 있습니다. 외재적 변수에 의해 좌우되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따라서 모든 할 일은 100% 내가 통제 가능한 '명료한 동사형'으로 기술되어야 합니다.



"계약 성사시키기" (X) ->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여 10시까지 이메일로 발송하기" (O)

"발표 잘하기" (X) -> "발표 자료를 3번 소리 내어 리허설하기" (O)



이때 5W1H(육하원칙)에 기반해 구체성을 더하면 실행력은 배가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가 명확한 문장은 뇌가 고민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의 할 일 목록에는 오직 당신의 손과 발로 확실히 끝낼 수 있는 동사들만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당신은 오직 '수행'에만 집중하십시오.


3단계: 가설적 사고와 타임 박싱, 그리고 여백의 미


이제 이 동사들을 시간표에 배치할 차례입니다. 이를 '타임 박싱(Time Boxing)'이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표를 절대적인 법전이 아닌 '가설(Hypothesis)'로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나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이 보고서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하루라는 실험실에서 이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가설은 틀릴 수 있습니다. 돌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에는 반드시 '여백(Buffer)'이 필요합니다. 빡빡하게 채워진 일정표는 작은 변수 하나에도 도미노처럼 무너집니다. 업무와 업무 사이에 30분의 여유를 두거나, 하루 중 20%는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은 시간'으로 비워두십시오.


이 여백은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쿠션이 되어주며, 계획대로 하루를 마쳤다는 성취감을 지켜주는 안전장치가 됩니다.


4단계: 보상 설계, 뇌를 승리에 중독시켜라


우리가 이 번거로운 시스템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국은 '계획대로 사는 삶이 주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뇌는 즉각적인 보상을 원합니다. 먼 미래의 성공만으로는 오늘을 버티기 힘듭니다. 따라서 시스템 곳곳에 승리의 경험에 대한 보상을 심어두어야 합니다.


타임 박싱 된 시간 안에 업무를 완수했다면,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십시오. 그것은 맛있는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5분간의 산책일 수도 있으며,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세운 가설(계획)을 내 행동으로 입증했다"는 사실을 자축하는 것입니다.


이런 작은 승리의 경험이 누적되면 뇌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 자체를 쾌락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당신을 굴러가게 만듭니다.


결론: 당신은 당신 하루의 과학자다


내면의 불안을 외재화하고, 통제 가능한 동사로 쪼개고, 시간에 맞춰 배치하고, 여백을 두고 실행하며, 스스로에게 보상하는 것. 이 과정은 마치 과학자가 실험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오늘 밤, 당신의 하루를 설계하십시오.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내일 당장 처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하나를 적으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수행해 냈을 때의 짜릿함을 느껴보십시오. 승리는 거대한 성취가 아니라, 내가 내 삶을 장악하고 있다는 그 감각 속에서 매일매일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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