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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슈 Jan 23. 2024

주니어가 이직을 준비해야 하는 4가지 신호

존버? 됐고, 탈주만이 답이다


짧디 짧은 3년의 경력 중 나는 무려 2번이나 이직했다. 즉, 설레는 마음으로 입사한 회사를 1년을 간신히 넘기고 퇴사했다는 소리다. 매번 이직 준비를 할 때마다 부모님은 '마음에 꼭 드는 회사 찾기가 쉬운 줄 아니?'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회사가 너무 좋고, 사랑스러워 미칠 것 같은 사람은 사장 아니면 변태밖에 없을 테니. 퇴사를 추임새마냥 달고 살면서도 혹시라도 지각할까 알람을 연달아 설정하는 게 직장인의 슬픈 현실. 다들 뭣 같아도 그냥 참고 다니는 거다. 홧김에 그만 두기엔 우리는 너무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자소서와 포트폴리오, 면접을 다시 준비하기 벅찬 이유도 있겠고.


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존버'를 선택하기엔 우리의 멘탈과 커리어는 너무 소중하다. 버티는 건 맷집을 키우는 게 아니라 그냥 더 많이 맞을 뿐이다. 그렇다고 탕비실에 내가 좋아하는 간식이 없어서, 볼펜을 모나미로 쓰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같은 단순한 이유로 퇴사하라는 게 아니다. 이성적인 상태에서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진짜 견적이 안 나오면 그때 사람인에 접속해서 이력서를 써야 한다는 거다. 물론 이직 결심 모먼트엔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단 나는 아래 5가지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이직을 준비했다. 




1.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개 우린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기본 8시간을 일한다. 그런데 그 긴 시간 동안 내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당장 미뤄두었던 이력서 파일을 열어야 한다. 돈만 따박따박 주면 상관없다고 한들, 의미도 성과도 없는 일을 하는 건 고역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연봉이 3억쯤 되면 모를까.) 팍팍한 직장생활을 그나마 촉촉하게 하는 건 업무에서 오는 성취다. '내가 뭐라도 해내고 있구나!' 같은 생각을 한 적이 까마득하다면 현재 당신은 이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2. 회사의 목표가 없다



목표는 불확실한 미래를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수단이다. 목표가 확실하게 있는 회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잘 안다.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투자하여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직원들의 성장을 장려한다. 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표가 없는 회사는 그냥저냥 버티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 즉, 도착지가 없는 항해인 것이다. 일단 길이 있으니 가긴 가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 아무것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선원인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러니 전사적인 목표가 없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구명조끼를 입고 당장 바다로 뛰어드시길.



3. 시니어가 없다



대기업이나 성장하려는 스타트업들이 왜 굳이 높은 연봉을 주며 경력자를 채용하려고 할까? 바로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들은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나아가 주니어를 본인처럼 능력 있는 시니어로 성장시킨다. 아무리 수상 경력이 화려하고, 좋은 스펙을 가진 주니어라 할지라도 시니어의 경험을 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니어가 없는 회사는 둘 중 하나다. 회사가 돈이 없거나(=시니어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회사의 미래가 없어 경력 쌓고 다 퇴사했거나. 한 마디로 성장할 환경이 아닌 곳에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야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능력이 너무 뛰어나 회사를 성장시킬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아직 긴가민가하다면 이직을 준비하는 게 좋다.



4. 동기부여가 될만한 일이 없다



프로젝트보다 루틴 업무가 많아지고, 업무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면 이직을 고려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회사가 좋다는 소리는 아니다. (나는 열렬한 주 2일제 지지자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8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 소중한 인생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는데 재미도, 흥미도 없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까지 받는다면 그냥 그만두고 '나는 자연인이다'를 찍는 게 더 낫다. 좋은 회사는 움직이려는 직원을 부축해서 걷고, 뛰게 할 수 있는 곳이다. 무력하게 앉아 있게 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어차피 회사에 다닐 거면 재밌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오늘도 자리에 앉아 기계적으로 루틴업무만 반복한 당신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자, 나와 함께 준비하자.'




현재 나도 이 4가지 신호를 모두 맞닥뜨린 상황이다. 그 말인즉슨, 이직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거다. 도전은 늘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버티기엔 우리는 젊고, 또 소중하다. 힘든 이 시기를 성장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하자.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두 걸음, 아니 열 걸음을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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