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강아지 '눈'이는 먹고 사는 걱정은 없을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사료와 더 맛있는 간식을 얻기 위해 우리 가족들의 말을 더 잘듣거나 썩 내키지 않더라도 애교 섞인 반응으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대부분의 우리들은 먹고 살 걱정을 한다. (그 정도와 기준은 각자 다르지만) 내가 어떤 일을 해서 먹고 살지부터 내 자식이 내 친구가 나아가 인도적 차원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전쟁 혹은 재해 피해를 입은 누군가의 삶을 막연히 걱정하기도 한다. 때로 이러한 현실적인 걱정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피로하게 느껴진다. 기본적 생계 차원의 먹고 사는 것도 지금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고민하는 것도 상대적이지만 언제나 마주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어진 환경, 직장, 직무에 머무르며 안정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본인을 불안정한 상태에 밀어 넣으면 다시 먹고 사는 걱정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삶 대신 먹고 사는 걱정없는 강아지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잘) 먹고 사는 걱정 속에 각자 삶의 가치와 목표를 자연스레 녹이고 오랜 기간 꾸준히 노력하며 작은 성취들을 쌓고 나아가 본인만의 인생을 꾸려가는 일은 꽤나 의미있고 멋진 일이다. 걱정이라는 틀 속에 자신을 가두어 고통만 받지 말고 그 과정을 즐기며 언젠가 가까워질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는 스스로를,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응원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기다려주자. 혹 그 결과의 높이나 크기가 생각보다 미치지 못하더라도 인생을 돌아봤을때 그것이 뭐그리 중요하겠는가. 아마 결승선(만약 있다면)까지 꾸준히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갔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와 만족만 있다면 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