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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향

예상했던 대로 시험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내 모든 신경은 가방 속에 넣어놓은 핸드폰으로 쏠려 있었다. 혹시 너에게 먼저 연락이 오지는 않았을까, 오늘은 안될 것 같다고 하면 어떡하지.. 당장 방학하면 만나기도 힘들 텐데 이대로 흐지부지 되는 건 아닌가.



시험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강의실을 떠나 황급히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중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불러 세웠다.



“야, 어디가!” 친구였다.

“나 약속 있어.”

“여자냐?”

“응.”

“웬일로 니가 여자랑 약속이 다 있냐?”



친구의 비아냥을 듣는 둥 마는 둥 한 채 엘리베이터에 타고 버튼을 눌러 문을 닫는다.



“같이 가!”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 내 심장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릴 것만 같았다. 핸드폰을 켜고 번호를 찾는다.



‘지희..’



번호를 누른 채 잠시 고민에 빠진다. 문자를 할까, 전화를 걸까. 기왕 용기 내서 약속을 잡은 김에 조금 더 용기를 내기로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 너머로 네가 설정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마치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이 길게 느껴지는 음악이.



‘안 받으면 어쩌지? 다음에 보자거나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고, 아니면 그냥 글만 교환하자고 하면 어떡...’



“달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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