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과 그림의 묘한 공통점_일상 단상 ep.1

익숙한 사물에서 낯선 의미 찾기

by 파르크

아침에 눈을 뜨면 시야에 들어오는 두 가지가 있다.

이사 올 때 선물 받은 하얀 조명과 푸릇푸릇 식물이 그려진 그림이다.

이 집에 이사 온 1년 동안 항상 내 시선에 닿아있어서 오브제지만 풍경 같은 존재였는데, 문득 이 둘에게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는 게 떠올랐다.


바로, 인간의 창조력이 담긴 물건들이라는 것.

드러나는 형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품고 있는 의미의 공통점이다.


EX. 브랜드 기획자의 시선으로 둘의 콘셉트를 정의해 보면

《찬란한 창조, Brilliant Brighten》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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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과 그림은 인간만이 만든다.
빛을 다루고, 형상을 만든다.

이 두 가지는 인간의 신성(神性)을 드러낸다.

불은 인간이 신에게서 훔친 첫 번째 능력이었다.
프로메테우스가 가져온 그 불은 어둠을 걷어내는 도구이자 신의 권위를 흔드는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 불은 다룰 수 없는 것이었다.
위험했고 피워낼 수 있는 장소도 한정돼 있었다.
우리는 빛을 가졌지만 그 빛을 제어할 수는 없었다.

인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타오르지 않지만 더 밝고 더 안전하며 더 자유로운 빛을 만들었다.
전기다.
신화가 약속했던 창조의 불씨는 전기라는 형태로 치환되어, 조명이라는 장치에 담겨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조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신이 내려준 불의 기능을 계승하면서도, 그 한계를 넘어선 빛.
이것은 어둠을 밀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간을 설계하고 감정을 조율하는 도구가 되었다.
빛을 만든다는 것,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 창조자가 되었다는 증거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다.
그림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꺼내어 가시화하는 일이다.
형체 없는 심상이 형태를 얻고,
그 형상은 다시 새로운 의미를 만든다.

이는 신이 세상을 창조하며 이름과 형상을 부여했던 행위와 닮아 있다.
하지만 인간의 그림은 단순한 재현이나 모방이 아니다.

한 점, 한 획마다 존재에 대한 질문이 담기고,
화폭 위에 자신만의 우주가 펼쳐진다.
그림은 결국, 인간이 세계에 던지는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은 인간 존재의 증명이다.

조명은 공간을 밝히고

그림은 마음을 환하게 한다.


두 사물은 모두 빛과 색으로 세계를 조율한다.


창조는 더 이상 신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금, 빛을 다루는 손과 형상을 만드는 눈에
찬란한 신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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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스쳤던 단상을 공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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