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는 일상의 아침

평온한 베짱이를 깨우는 아침햇살

by 파르크

바스락거리는 소리,

머리 위로 드리워지는 온기,

미동 없이 드러누운 나를

행복으로 요동치게 만든다.


채는 알람도, 서두를 업무도 없이

그저 이불속에 파묻혀 가만히 있는 시간.

몸은 멈춰 있는데, 마음은 천천히 깨어난다.


햇살이 창을 타고 방 안을 감싸듯 흘러들고,

그 따뜻함이 이마와 어깨를 천천히 덮을 때,

나는 무언가를 이뤄서 얻는 기쁨이 아닌

그저 주어진 온기에 머무는 안락함을 느낀다.


이건 능동적인 환희가 아니라, 수동적인 평화다.

치열하게 살아낸 대가가 아니라,

그저 살아 있다는 이유로 주어진 선물.


매번 증명하려 버텼던 나날들에서

조금 비켜 나온 자리.

그제야 작고 묵묵한 것들이 또렷해진다.


멈춘 듯한 시간, 가끔은 그 자체로 불안했지만—
이렇게 사소한 감각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살아나는 걸 느끼면, 내 안에서도 작고 조용한 일렁임이 일어난다.


나는 지금, 아주 천천히

잃어버렸던 여유를 되찾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어느새 이렇게까지 안정됐구나 싶다.

행복을 미세하게 감지하고, 조용히 음미할 수 있을 만큼은.


빠르게 달리던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난 이 아침.

쉼은 게으름이 아니라, 감정을 다시 살리는 리듬이라는 걸


나는 오늘, 이불속에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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