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데 사랑이 조건보다 중요하다고?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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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5. 2023
먼저 결혼한 전 직장 동기가 말했다.
언니, 결혼은 정말 사랑하는 남자랑 해야 해. 정말 사랑해서 결혼해도 헤쳐나가야 할 관문이 너무 많아.
동기는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유명인과 열렬히 사랑하여 결혼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를 낳아 잘 살고 있다.
당시 그녀의 조언을 귀담아 들었다. 결혼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괜찮은'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열심히 상대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유럽 국적의 8살 연하남과 교제 중이었다. 그는 나와 결혼해서 한국으로 올 생각이었다. 그때 내 나이가 30살이 넘었기 때문에 상대가 8살 연하라는 사실이 좋았다. 역마살이 탄탄히 껴 있는 탓에 외국 살이를 꿈꿨는데 그 사람과 결혼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다. 그중 가장 좋았던 건 그의 적극적인 태도였다. 그는 나와 교제하기 전에 나를 오래도록 짝사랑했기 때문에 사귀게 되고 난 뒤엔 나를 위해 뭐든지 했다. 결혼 상대로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그는 동문서답을 했다. 깊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토론식의 대화에 희열을 느끼는 내게는 피상적인 대화가 너무나 지루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혼은 나를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장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화야 가능한 누군가와 하면 그만이라고 스스로를 설득시키기도 했다.
결과는? 당연히 헤어졌다.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는 결국 자신을 사랑해 주는 여성을 만나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몰랐다. 기혼자였던 그녀가 내게 해주고 싶었던 말의 진정한 의미를. 훅 불면 사그라들 것 같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왜 현실적 조건보다 중요한 것인지를. 결혼 생활을 하며 서서히 알게 되었다. 결혼은 장난이 아니다. 대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현실은 상상보다 훨씬 가혹하고 철창 없는 감옥과 다름없다.
상상해 보라. 새로운 아침이 밝았을 때에도 어떤 시커먼 남자가 내 반경 10cm 이내에 있다. 그것도 내 침대에 떡하니 누워서. 밤에도 아무렇지 않게 내 침대로 기어들어와서 당당하게 잠을 잔다. 코를 골고 마구 뒤척이며 내 잠을 방해하고도 모자라 다음날도 똑같이 한다. 주말에도 마치 속옷처럼 당연한 듯이 나와 착 붙어있다. 그것이 바로 결혼 생활이다.
그쯤 되면 결혼 전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현실적 조건들은 자연히 희미해진다. 천만금을 준대도 소소한 일상 속의 행복을 채워줄 수는 없다. 우월감은 열등감과 같은 말이나 다름없다. 남보다 잘난 남자를 만났다는데 생기는 우월감은 내 남자보다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한 사람을 보며 즉시 열등감으로 전환된다.
결혼해서 좋은 남자는?
1. 대화가 끊이지 않는 남자
두 사람의 지적 수준과 호기심의 영역, 세상을 보는 관점이 비슷해야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대화가 없어진 이유는 결혼하고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대화가 재미없기 때문이다.
2. 다정한 남자
퇴근하고 집에 올 때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달랑달랑 들고 오는 것은 밖에서도 아내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꾸 무언가를 사다 주고 싶어 진다.
3. 우선순위를 아는 남자
남성이 결혼을 하면 유부남이 된다. 유부남에게 우선순위는 첫 번째가 가정이다. 일보다 부모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결혼을 하고서도 여전히 총각처럼 살고 싶어 하는 남자, 가정을 우선시하는 행동을 희생이나 헌신이라고 말하는 남자는 아직 결혼할 준비가 덜 되었거나 당신을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남자이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