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딩크족에게 아기가 굴러 떨어지다.
임신 말기.
임신이 곧 종료된다.
간호사: 입체초음파 예약하고 가세요.
나: 입체초음파 꼭 찍어야 하나요?
간호사: 아니오. 엄마 아빠가 아기 얼굴 궁금하니까 찍는 거예요.
나: 필수 검진 아니면 예약 안 해도 되는 거죠?
간호사: 왜 안 하려고 하세요?
나: ...?
내가 이렇게 제멋대로다 보니 아기의 입체초음파를 건너뛰었다. 다른 임산부들이 자기 자식의 입체초음파를 서로 보여주며 자랑하는 동안 나는 묵묵히 있다. 우리 아기가 누굴 닮았을까 궁금해 죽겠으면서 말이지.
여적 실감을 못하고 있다 보니 태교와도 거리가 멀다. 다행히 서울대학교 산과 전문의 교수님이 유퀴즈에 나와서 태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셨기에 마음만큼은 편안하다.
내 뱃속에 애 있는 거 맞지?
지금 이 글은 부산으로 내려가는 SRT에서 쓰고 있다.
32주에 혼자 부산이라니.
이 정도로 내가 실감을 못하고 있다고. 괜찮은 거냐고요.
안녕하세요! 매거진 독자여러분,
읽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기를 가질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어요.
자유를 최대 가치로 여겨 딩크로 살지만
철이 없음을 거부하고 싶고,
아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관계를 소중하게 이어나가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삽니다.
출산까지 죽 이어나가볼게요.
구독과 하트는 제게 큰 응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송수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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