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사랑을 하는 사이더라도

식사

by 묘일

아침 먹고 가

매일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너를 위한 말

차마 티 낼 수 없는 나의 한 마디가 너에게 소중한 응원의 문장이 되기를 바라며


점심 챙겨 먹어

특별한 말 없이 나와 같이 답하는 네 말에 차마 다음 이을 말을 찾지 못한 채 그저 끼니를 걱정하는 척 대화할 구실을 찾지만


저녁 맛있는 거 먹어 고생했어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와 함께 했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 커져도

형식적인 말로 나의 궁금증을 덮어 버린 채 대화가 끝나


그래도 나는

잘 자

라는 말로 내일 너의 답장을 기대하며

이미 마무리된 대화를 억지로 이어놓고 아침까지 사라지지 않을 숫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잠이 드는 밤


내가 아니어도

네가 아니어도 될 말이지만

너무나도 의미 없는 문장을 매일 주고받으며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말을 걸고 싶어서 고민하는 내 모습이 가끔은 서글프고 우스꽝스럽지만

이런 노력을 언제 해 볼까 싶어서

너를 좋아하지만 너를 좋아하는 나도 반짝반짝 빛나거든

그렇지만 고맙다는 말은 꺼낼 수 없으니까


하루 끼니 거르지 말고

밤에는 푹 잤으면 좋겠어


- 일어나

- 아침 챙겨 먹어


그랬지

나는 네 한 마디에 울고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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