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주도 항일기념관

#제주도 #항일운동 #조천만세동산

응? 비가 그쳤네?

제주공항 근처에서 새로운 맛의 향연을 마치고 제주도 항일 기념관으로 우리는 향하였다. 운전하는 내내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와이퍼 강도가 세지고 있었다. 그런데 기념관에 도착 할 때 쯤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차를 멈추자 비가 그친 것이었다. 아내와 난 신기한 듯 차창문을 통해 잠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여행 전에 적어 온 우리의 기도제목들을 꺼내어 함께 기도하고 차에서 내렸다. 성지순례와 다크투어라는 뜻깊은 여행을 주님과 동행하며 우리는 기도를 하고자 미리 기도제목들을 준비해온 것이었다.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해시태그가 뭐야?

호기심에 제주도라는 키워드를 넣고 사람들의 제주도 관련 키워드들이 무엇인지 검색해 보았다. 

 역시나 #여행, #사진 #맛집 등이 가장 상위에 랭크가 되었고 제주도가 갖고 있는 또다른 이면의 슬픔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전혀 없었다. 솔직히 나 또한 이번 여행 이 전에는 제주도에 대해 늘 여행과 관광의 도시라고만 생각했으니 이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렇다보니 제주도 하면 떠올리는 장소는 서귀포, 한라산, 성산일출 등 걸쭉한 장소들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하지만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 있을까?

그렇다면 제주도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항일운동 장소가 어디야?

여기서는 이미 답이 턱 막힌다. 제주도? 당연히 같은 나라였으니 항일운동은 했겠지? 서울이야 워낙에 유명하니 눈감고도 찾아갈 수도 있지만 제주도는 네비로 어디를 찍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도 않는다. 

 

제주도가 초창기에는 탐라국이었던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후에는 고려 숙종(1105년)때 고련에 편입이 되었고, 탐라국에서 탐라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원나라의 지배를 받을 시에는 탐라를 직할시로 삼고 목장을 설치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한 제주도의 항일운동의 절정은 우리가 첫번째로 당도한 조천면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장환은 서울에서 만세 시위에 참여 후, 귀향하여 그의 삼촌등과 시위 운동을 전개하며 미밋동산에서 만세운동을 하였고 그 뒤로 조천면 전 지역으로 확대해나갔다고 한다. 이것이 제주도를 대표하는 제주도의 3대 항일 운동 중 하나인 조천만세 운동이었다고 한다.   

조천만세운동 기념탑

그렇다면 제주도를 대표하는 나머지 두가지 항일운동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아래 사진에 있다. 

#법정사 항일운동

1919년 3.1운동보다 5개월이나 앞선 승려들의 중심으로 일어난 제주도 최초의 항일 운동이라고 한다. 도순리 마음 주민 700여명이 참여한 규모가 큰 운동이었다. 

#해녀항일운동

성산과 우도, 구좌 해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항일운동으로 최초에는 일제의 침탈로 인한 생존권 수탈에 항거한 운동이었고, 후에는 항일운동의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우리는 전시실을 통해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확인하고, 당시의 제주도의 독립을 위해 애썼던 조상들의 비장함과 애절함을 느끼며 나오게 되었다. 어찌보면 정상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감정몰입을 잘 하는 나는 분개하며 기념관의 문을 나서게 되었다. 

비가 그친 하늘은 아직 진한 먹구름이 껴있었고, 우리는 잠시 조천만세운동이 일어났던 동산과 기념탑 주변을 산책하며 함께 뼈아픈 역사의 기억들을 상기하였다. 조천만세운동 기념탑 양 옆에는 절규상과 함성상이라는 특이한 조형물이있었다. 아래 사진은 함성상이고 그 옆에는 절규상이 별도로 있다. 절규상에는 사람들의 입술은 없고 암담한 눈썹과 코의 모양이 새겨져 있고, 함성상을 바라보면 아래와 같이 얼굴 자체가 없다. 이 두 작품을 번갈아 바라보니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부르짖는지 그 여운이 가슴 속 깊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차로 돌아와 민족과 통일을 위해 기도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하였다. 자동차가 출발하는 순간 멈추었던 비가 다시 "후두둑" 내리기 시작하였다. 

제2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