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성경 속에 등장했던 노아의 방주로 추정되는 흔적이 터키의 어느 산에서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구약의 성경은 말씀과 믿음으로만 받아들였던 기독교인으로서 가슴의 전율이 흘렀다.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노아였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믿음만으로 지금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커다란 방주를 지을 수 있었을까? 짐승과 새들을 암수 한쌍씩을 함께 방주에 넣을 수 있었을까? 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 모든 것들을 가족들의 비난과 만류에도 행할 수 있었을까? 사실상 여기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그가 하던 일을 멈췄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언제부터인가 아니면 그 시작도 없는 채로 믿음의 삶보다 나의 삶에 속도에 질질 끌려 살아왔다. 멈춤이 필요했지만 멈추기가 두려웠다. 30대 수많은 이직 끝에 어렵게 찾은 직장에서 안주하며 동시에 그 자리를 지키고자 안절부절못하며 잃어버린 건강들. 난 분명 필요했다. 나의 멈춤이...
물론 나의 멈춤과 거룩한 사명으로 멈췄던 노아와 같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멈춤 속에 이렇게 제주도 성지순례를 통해 주님의 말씀과 믿음이 퍼져나가는 곳들을 찾아감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어 내겐 무척이나 뜻깊은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앞에는 방주교회가 우뚝 서있다. 빗줄기가 내리며 교회 지붕을 타고 내려오며 노아 홍수의 말씀을 연상케 하고 있었다. 실제 교회 주변으로 작은 연못이 둘러싸고 있어 물 위에 떠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였다.
"믿음의 기도들이 연못 위로 모이는 것 같아!"
와이프는 신기한 듯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내부를 들어가니 조용한 예배당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찬송가가 울려 퍼지며 웅장함과 거룩함이 공간을 채워주고 있었다.
방주교회 예배당
우리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기도를 드렸다. 나의 멈춤과 그리고 주님과 다시 출발점에서 동행하고자. 그러나 기도의 응답은 예상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