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마케팅원리#마케팅디자이너
마케팅 입문자가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은 1960년 대 제롬 메카시가 제안한 4P(Product(제품), Price(가격), Place(유통), Promotion(판촉)이 있고 여기서 확장되어 나온 3P(Process (과정), Physical Evidence (물리적 근거), People(사람)이 있다. 이 4P와 3P를 합하여 7P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마케팅의 요소는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단어를 공부하는 것처럼 혹은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한 공식을 익히는 것처럼 마케팅의 기본 요소로 매우 주요하다.
난 이 중 Place에 속하는 요즘 흔히 말하는 Platform(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자 한다.
Place... 우리가 흔히 부르는 Platform(플랫폼)을 뜻한다. 이 말은 중세 시기 프랑스의 플라테포메(plateforme)에서 유래된 말이다. 평평한 이란 의미를 가진 plate과 형태란 의미를 가진 forme이 합쳐진 단어로 당시 전쟁 시 전략적인 대포 사용을 위해 평평하게 다듬어진 땅에 놓고 사용한 공간에서 비롯된 말이다.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며 이 플랫폼이란 용어는 기차, 버스 정류소 등의 승강장의 의미로 쓰이게 된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과 대중화와 함께 마침내 플랫폼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인지하는 플랫폼의 의미를 갖는다.
즉, 플랫폼이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에서 상호작용을 통한 가치를 교환하는 공간적 개념이다.
마케팅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묻는 말이 있다. 홍보를 해야 하는데 마케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두 가지를 되묻는다.
"주 고객층이 누구이고 주로 어디에 있나요?"
여기서는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이니 '어디에' 집중한다.
마케팅 전략을 구상할 때 접근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부분 "퍼널(funnel)"을(-이건 머지않아 다룰 것이다. 매우 중요하니깐.) 기반으로 전략을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퍼널은 쉽게 말하면 자사의 브랜드를 인지하고 결정하기까지의 구매 여정을 단계로 나눈 모델이다. 고객이 인지하고 관심을 가지며 검색과 비교를 통한 고려를 한 후, 구매 행동과 함께 충성 고객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을 말한다. 이 퍼널에 대한 구상 없이는 그 무수한 마케팅의 종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서두가 너무 길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왜? 플랫폼 이야기를 먼저 하는 건데?
플랫폼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했지만 결국 플랫폼은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자사의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법한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여정을 함께 하는 공간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오프라인 공간인 서울역을 예로 들어보자. 기차역, 전철( 1호선, 4호선, 경의중앙선이 모여드는 곳), 그리고 버스 환승 정류소가 이 있는 이 장소의 평일 인구 이동수가 약 7,135만 건이라고 한다. 이 수치는 평일 누적이 아니라 하루 통계이다.(*출처 서울 정보소통광장) 이렇게 인구 이동 수가 많은 곳에 무엇이 보이는가? 우선 대형 마트가 입점해 있고, 그 주변에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걷기도 힘든 강남은 어떠한가? 바로 이렇게 유동 인구가 많이 몰려드는 곳에 장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전자에서 일할 당시 A 로드샵이 매출이 부진해서 회사에서 폐점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매출도 안 나오고 있는데 당시 유일하게 그 지역에 있었던 A 로드샵 맞은편에 다른 전자 회사의 브랜드가 입점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매출도 없는데 경쟁사까지 들어온다고 하니 회사에서는 거의 90% 폐점 결정이 났었다고 한다. 그런데 경쟁사 지점이 생각보다 빠르게 오픈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A 로드샵도 매출이 급상승하게 되었다고 한다. 매출 상승 요인을 분석한 결과 고객들이 다양한 전자 상품을 경쟁사들이 한데 모여있어 비교를 빠르게 하며 구매력도 상승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의 힘이다.
온라인도 결국 유동인구가 많은 플랫폼이 중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은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시작되는데 사학과 출신답게 온라인 플랫폼을 큰 시간순으로 살펴보겠다. 잠깐, 미리 말한다면 아래에 말하는 시간 순 마케팅 플랫폼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있기 때문에 일부 누락이 되었거나 조금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점의 차이이지 틀린 내용은 아니임을 미리 말해둔다.
1. 포털 플랫폼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사람들이 몰려든 온라인 플랫폼은 정리가 잘 되고, 검색을 통해 다양한 장소로 떠날 수 있는 디지털 공항 같은 곳(디지털 허브)이 인기가 많았다. 허브 같은 장소인 이 플랫폼을 '포털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포털(Portal)의 의미가 입구가 되는 사이트라는 뜻을 갖는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다음'이다. 최근에는 카카오와의 분사 등으로 고객들에게 외면받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들려오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중반까지는 '다음'의 최고 호황기였다. 우선 다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카페이다. 자동차, 게임, 학업 정보 공유 등의 다양한 주제를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인터넷 카페였는데, 카페들이 활성화가 되며 카페에 진입 시 가장 먼저 노출되는 화면인 '대문'이 광고를 하기 딱 좋은 장소였다. 눈에 띄는 다양하고 예쁜 이미지 배너들이 마치 쇼핑센터에 들어선 다양한 영업지점들의 간판을 세워놓은 듯하였다. 나 역시 마케팅을 진행할 때 우리 제품에 관심이 많은 잠재 고객층의 주요 카페 경로를 분석하여 해당 카페에 돈을 주고 광고를 진행하였다. 이것을 온라인 마케팅에서 배너광고, 'DA(Display Advertising) 광고'라고 한다. 다음은 결국 이메일 기반의 플랫폼이다 보니 이메일 광고도 같이 활성화가 되었다. 쉽게 이메일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프로모션 안내를 하는 광고였다. 2025년 현재까지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뉴스레터 광고도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이미지 출처- 한국경제인협회 디지털 기업인 박물관
그러고 나서 2000년대 중반으로 넘어오며 네이버의 검색 광고가 인기가 많아진다. 특정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검색하기 위해 직접 키워드를 입력하고 정보를 탐색하니 이보다 확실한 플랫폼이 어디 있겠는가? 이것을 흔히 키워드 마케팅 SA(Search Advertising) 마케팅이라고 한다. 사실 이 검색 광고는 지금은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포털 플랫폼의 검색 광고의 초석을 닦은 바로 야후의 '오버추어(Overture) 광고가 선두 주자였다고 보면 된다. 1990년 대 후반 설립된 오버추어는 광고주가 키워드 검색 후, 광고주가 설정한 검색어나 이미지를 클릭했을 시에만 과금하는 매우 합리적인 디지털 광고의 표준 프로세스를 만들어 두었다. 아직까지도 SA, DA광고 비용 지불 방식이 이러한 방식을 따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야후에 인수되지만 아쉽게도 구글의 성장과 함께 2010년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2년인가 2013년에 한창 오버추어 광고를 하고 있었는데 야후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며 해당 광고상품을 본 것이 나의 마지막 기억이다.
*이미지 출처- 한국경제인협회 디지털 기업인 박물관
그리고 점차 포털 플랫폼인 '구글'의 거대해지는데, 구글의 가성비 좋은 이미지 광고인 GDN(Google Display Network) 광고가 2010년대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물론 해당 광고 상품은 2000년대부터 있었다, 다만 당시 포털 플랫폼 점유율은 다음과 네이버가 90% 이상을 점유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2000년대의 구글 광고는 큰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2010년으로 접어들며 우리나라에도 스마트 폰의 대 격변의 시대를 맞이한다.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서 최적의 인터넷 사용과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PMP에 들어있던 인터넷은 굉장히 느렸고,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화면이 아니었기에 인기가 없었지만 이 모바일의 격변기는 인터넷을 휴대폰에 맞게 화면 설계가 되고, 심지어 속도까지 빨라지며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점유율이 높은 휴대폰 OS 중 하나가 안드로이드이고 이것은 바로 구글이 주인이다. 스마트 폰에 깔려있는 구글 포털 플랫폼과 함께 구글은 2010년대부터 국내 시장의 점유율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리고 뒤에 설명할 거지만 대한민국에서 사용시간이 가장 높은 APP이 유튜브인데 이 유튜브도 구글의 플랫폼이니 막대한 점유율은 더 이상 논할 것도 없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 구글의 GDN 광고는 당시에 매우 혁신적이었다. 기존에는 검색 시 노출되는 화면에 키워드나 이미지 광고가 뜨거나 해당 카페 등에 이미지 광고가 노출이 되었다면 GDN은 약간 스토킹적인 기질을 가진 광고였다. 우리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ip라는 흔적이 남는다. 쉽게 말하면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가면 발자국이 남듯이 온라인상의 집에 손님이 오면 그 손님의 ip 발자국이 남는 것인데 구글 GDN은 그 ip를 추적하여 그 사람이 구글 플랫폼이 있는 인터넷을 사용하면 계속해서 키워드와 이미지들이 노출이 되는 것이다. 노출만 되면 과금이 안되고, 클릭해야 과금이 되는 방식이니 기존 SA, DA광고보다 조금 더 세밀한 타깃을 대상으로 조금 더 반복적으로 광고가 노출되는 아주 가성비가 좋은 녀석이다. (물론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신문기사를 볼 때 시도 때도 없이 글을 가로막는 광고 배너들 때문에 불편해서 지우거나, 실수로 누른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는 광고주도 고객에게도 좋은 경험은 아니다) 비용대비 훨씬 더 우리가 찾는 타깃, 코어 타깃에 집착적인 노출이 가능하므로 인기가 꽤 많았다.
물론 지금은 개인정보 보호 강화로 IP기반 광고가 힘을 잃고 있지만 AI를 통한 소비자 행동패턴 분석, 사용자가 방문하는 웹사이트의 맥락을 분석하여 광고를 제시하는 건텍스트 기반 타깃 팅을 통한 다양한 대안으로 추적 마케팅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쓰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 있는 모든 마케팅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기에 난 멈추지 않고, "플랫폼 이야기 먼저"편은 나눠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만큼 마케팅의 이해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포털 플랫폼을 살펴보았고, 다음 주에는 다음 세대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3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