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몸이 먼저다(한근태)
먼저 서래마을에 있는 ‘짐마일로’센터에서 근무하는 이기원 트레이너에게 서면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훌륭한 트레이닝을 통해 한 사람(책의 저자)의 인생에 ‘운동’이라는 좋은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내가 하는 트레이닝에 큰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불러일으켜 줘서 값진 보약 한 첩을 먹은 든든함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아내의 권유로 퍼스널 트레이닝 수업을 받게 되었다. 처음 운동 목적은 고질적인 오십견의 통증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오십견은 물론이고 얼굴색도 좋아지면서 허리둘레도 줄어들고 하체도 튼튼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 석 삼조의 효과를 운동을 통해서 얻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2년간 꾸준히 일주일에 세 번을 헬스장에서 근육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운동 전도사’로서의 삶을 살다가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운동의 필요성을 호소하기 위해 그가 잘하는 글쓰기를 통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문가 못지않게 몸과 운동에 관련된 지식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근육의 생성 과정과 운동의 메커니즘을 기록한 대목에선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저자와 같이 운동을 하다가 운동이 주는 상쾌함에 끌려 운동 마니아가 된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재 내가 강의를 나가고 있는 곳의 수강생 중에도 운동하다가 체육 관련 자격증까지 도전하게 된 사례도 있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푹 빠지게 하는 마력을 지닌 듯하다.
책의 제목을 ‘몸이 먼저다’라고 썼는데 그 이유는 몸이 튼튼해야 정신도 잘 발휘될 수 있다는 지론이다. 그러니깐 ‘정신일도 하사 불성’과는 입장을 달리하는 주장이다. 즉 ‘운동을 통해 건강한 육체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정신을 갖고 사물을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말이다.
책의 내용 중에 정신의 힘보다는 육체의 힘이 먼저임을 잘 나타낸 예가 있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예전에는 호랑이 굴에 잡혀 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정신을 똑바로 차려도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다면 어떻게 호랑이 굴에서 빠져 나오겠는가? 몸이 약해지면 정신도 무너져 내린다. 몸이 아프자 정신이 더 아팠다. 몸과 정신은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이제 정신의 힘보다 육체의 힘을 더 믿는다. 정신은 육체라는 큰 덩어리를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p 20.』
또한, ‘칼의 노래’의 저자인 김훈 작가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입과 항문이다. 나머지는 다 부속기관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깐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싸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고 나머지는 목적에 맞게 몸의 기관들이 진화된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주장은 몸을 공부하는 나로선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다.
내가 겪었던 ‘몸이 먼저다’는 예를 들자면,
4년 전에 센터에서 전무후무한 한 달 216세션(1세션은 1시간 수업)을 돌파한 적이 있다. 한 달 동안 216세션을 하려면 일주일에 대략 50세션 이상을 소화해 내야 한다. 그러니깐 일주일에 4일을 하루에 밥 먹는 시간 빼고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줄곧 수업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 모든 트레이너가 부러운 시선보다는 우려 섞인 눈빛을 보내왔다. 아니나 다를까 한 달 동안 수업하는 기계처럼 모든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재탕의 연속 이 돼버렸다. 프로그램을 설정할 시간도 없고 분석할 육체적 기력이 없었기에 당연한 처사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몸대로 지쳐서 수업 자체가 공포로 다가왔었다. 그러한 경험이 있고 난 이후 거짓말처럼 수업 수가 썰물 빠지듯 순식간에 빠져버렸다. 회원들이 실망하고 돌아선 것이다. 그 이후에 바닥난 회원의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사실 수업이 연속으로 5타임이 붙어 있으면 불타는 정신력을 발휘해도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 말이 꼬이고 어깨가 결리고 심지어는 졸리기까지 한다.
이러한 경험을 한 이후엔 가급적 4시간 연속 수업을 잡지 않는 편이다. 회원과 나를 위해서도 말이다.
몸이 먼저든 정신이 우선이든 어쨌든 운동은 만사형통으로 가는 정도의 길임을 저자는 책을 통해서 확고히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