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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나를 괴롭히는 위험한 감정

비합리적 신념에서 자유로와지는 것이 필요하다.

by 마음꽃psy

기쁨은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약점이 된다?

상담을 하며 많은 분들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뭔가 좋은 일이 있어서 주변이 이야기를 하면 언제부터인가 왕따가 되어 있고, 힘든 점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이 소문이 나서 더 이상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고, 마음을 닫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었고 마음에 쌓아두게 된 이야기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이렇게 듣고 배우고 자랐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정말로 나는 타인의 기쁨에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를 해 주었는가? 혹은 타인의 슬픔에 진심으로 아파하고 그 슬픔을 같이 들어주고 있는가?


초등학교 때 나름 공부를 잘하고 모범생이라 선생님들에게 이쁨을 많이 받았다. 4학년 때였나, 친한 친구와 함께 도내 그림 그리기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었다.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과 청주로 나와서 구경도 하고 대회를 출전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었다. 며칠 뒤, 교무실에 심부름을 갔다가 우연히 선생님 책상에 놓인 상장과 상품을 보고 다른 친구들보다 결과를 먼저 알게 되었다.


결과를 보는 순간 기분이 너무 나빴다. 내가 보기엔 분명히 내 그림이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친구는 은상이었고, 나는 고작 입선에 불과했다. 늘 그 친구보다 많은 면에서 좋은 성과들을 만들어 온 터라 그 결과를 보는 순간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인정하기가 싫었 친구를 질투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그 친구를 축하해 주기가 어려웠다.


그러면서도 그때, 어린 마음에도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배운 대로 되지 않는 내 마음이, 착하지 않은 내 마음이 원망스러웠다. 나는 왜 친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는가? 만약 결과가 반대였다면 나는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었을까?


심리학적인 면으로 보자면 나에게는 비합리적 신념 (불합리한 신념)이 형성된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뭐든지 잘해야 하고, 친구보다 내가 훨씬 잘해야 한다는...


인지적 관점에서 엘리스의 비합리적 신념에는 12가지가 있다.


[사람 관계에 있어서 불합리한 신념]

1. 알고 있는 모든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고 이해받아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다

2.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여야만 하고, 의지할 강한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3. 타인의 문제나 혼란스러움에 함께 괴로워하고 속상해야 한다

4. 어떤 사람들은 나쁘고 사악하여 따라서 비난받고 처벌받아야만 한다

[세상일에 있어서의 불합리한 신념]

5. 완벽한 능력이 있고, 사교적이고, 성공해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다

6.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는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일이다

7. 인간의 문제에는 완벽한 해결책이 있고 만약 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다면 이는 끔찍한 일이다

8. 세상은 바드시 공평해야 하며 정의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운명에 대한 불합리한 신념]

9. 행복이란 외부 사건들에 의해 결정되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 인생에서 어려움을 부딪히기보다는 피해 가는 것이 편하다

11. 위험하거나 두려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12. 과거의 일들이 현재 행동을 결정한

<엘리스의 비합리적 신념 12가지>


비합리적 신념 12가지를 정리해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인 신념도 여러 개가 있다.

우리가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는 이유들은 내 안에는 숨겨진 다양한 비합리적인 생각과 신념이 있는데 평소에는 잘 모른다. 그러다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되면 비합리적 신념이 작동하여 나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얼마 전, 또 다시 나는 질투라는 감정에 마주쳤다. 나와 성과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평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결과물에 나는 당혹스러웠다. 어쩌면 나는 발발거리며 노력한 거에 비해 결과물이 없는데 그에겐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이 있었다. 갑자기 화가 오르고 부당하다는 생각도 잠깐 올라왔다. 차분히 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 질투의 감정을 마주한 게 싫었다. 쿨하지 못한 내 모습, 그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옹졸한 내 모습이 보였다. 분명 내가 알지 못하는 그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지만 내가 애쓰고 노력한 것들만 보였다.


내 안에는 다양한 내 감정들이 존재한다. 행복하고 긍정의 감정도 있지만 슬픔, 분노, 우울, 원망 같은 부정의 감정 또한 내 것이다. 그중에 나는 질투라는 감정이 올라올 때가 많이 괴롭고 힘들다. 자존심이 상하고, 상대에 대한 미움이 올라오며, 옹졸해지는 내 모습을 보는 게 싫다. 질투는 진심으로 상대를 축하해 주지도 못하고 가식적인 내 모습을 만들었다. 질투는 나를 괴롭히는 위험한 감정이다.

나는 더 잘해야만 한다, 나는 더 사랑받아야만 한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에서 자유로와지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비합리적인 신념이 있다. 나의 행동이나 감정, 마음 상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신념을 먼저 찾고, 논박을 통하여 합리적인 나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좀 더 유연해지고 나와 타인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나의 비합리적인 신념을 알아채고 논박을 한다고 해서 나의 어려움이 금방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꾸 알아차리고 나를 합리적인 생각으로 대체하는 연습을 하며 우리는 성장해가는 것이다.


출처: 핀터레스트 (질투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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