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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완 Sep 20. 2022

으른이 그림일기

마음으로 보는 글

언제나 아침을 빵으로 먹는 1호가 늦게 일어나더니 빵을 찾는다.

엄마! 왜 빵이 없어?”

어제 장을 못봤어.. 오늘 사다 놓을께”

흠… 그럼 부리또 만들 재료는 있어요?”

응 냉장고에… “

맛살은? 소스는? 치즈는…”

어릴적부터 언제나 자기의 요구를 조목조목 말하고 요구를 들어줄때까지 졸졸 따라다니며 말하던 아이였다.

어느날은 대충넘어가다 오늘은 아침부터 뭔가에 꼬였나… 눈뜬지 몇분이 지났다고… 없는 재료로 만들려니 짜증이 배가 됐는지..

그동안 안먹던 소스를 찾더니 유통기간이 며칠 지나있었다.

그러다.. 고구마에 꿀을 넣어야 한다며 꿀을 달라길래 줬더니..

아니… 왜 다 유통기한이 지난걸줘… 나 아프게 하려구?”

헉!.. 아니야 그거 이번에 산거야..”

자세히 보니 유통기한이 아닌 포장일이였다.




화가나면 보이는게 없다는 옛말이 사실인거 같다.

어떻게 포장일이 유통기한으로 보이지?

사납게 바라보며 소리치는 아들이 미워 보였다. 아니…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이를 아프게 하는 부모가 어디 있냐구..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할일이야?

매번 맞는 과녁의 화살이지만.. 이번건 너무 심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말들을 만들어내는 사춘기 언어는 도대체 언제까지인걸까?

사춘기가 문제인지 아이들의 문화가 문제인지..

각박하다는 세상이 아이들의 언어와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마음이 아프다..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 언제나 배려와 감사가 넘치던 아이인데.. 사춘기를 지나가며 매일을 견뎌내게 만든다..

무슨언어를 사용했는지 자신들도 모르고 나중에서야 “왜 그렇게 말했어?” 라고 물으면

“나 안그랬어” ..

무의식중에 박히는 미디어의 영향.. 다시또 느끼고 아이들에게 분별과 절제.

받아들이는 것과 내치는 것에 대한 대화가 필요함을 느끼는 하루였다.


그래도..사랑해..

그래서 더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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