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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완 Nov 13. 2022

으른이 그림일기

두려워하기보다 방법을 배워가는거야

우리 구리는 아마도 INFP인가 보다.

산책을 나가면 강아지들을 많이 무서워 하고 작은 소리에도 무서워서 당장 안아달라고 달려온다.

그런거 보면 2호를 많이 닮았다.

2호가 데리고 온 아이이니 비슷한 아이들끼리 통하는게 있었나?

5개월부터 산책을 나가면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강아지가 오면 멀찍이 서서 헥헥 거린다.


요즘은 다른 강아지가 오면 고개를 푹 숙이고 다른곳을 보거나 킁킁 냄새를 맡기도 한다.

때론 상대편 강아지가 차분한 강아지이면 그냥 재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참 신기하지?

강아지들도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에게 의사소통을 무언으로 하면서 사회화를 배워가는거 보면..

우리 2호도 정말 극심한 INFP라는 결과를 받았다.

집에서는 정말 안하는것 없이 웃고 패션쇼에.. 웃낀 개그맨같은데… 밖에만 나가면 그냥 조용하고 묵직하기만 하다.

서로에게 끌림이 있는거니?

처음엔 그저 밝기만 해서 아이가 INFP의 성향일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새로운 곳을 가면 같이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처음은 그냥 멀찍이 앉아서 수업이 끝날때 까지 바라만 본다.

그리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되어갈때쯤… 수업에 참여해서 더 하고 싶어하지만

이미 수업은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사람은 없어, 그냥 몰라도 돼, 실수해도 돼,”라고 했지만

아이는 그럴때마다 아니야… 라고 말하곤 했다.

왜그러지? 우리끼리 있을때는 얼마나 깨방정인지 웃음이 끈이지 않은데 뭔가를 같이 하려면 자신이 할수 있을때 까지 그냥 바라만 보다 온다…

이그… 돈아까워…” 라는 말을 정말 여러번 할 정도로… 하지만 횟수가 늘어가면서 그냥 기다리는 연습이 되었나 보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아이가 할수 있을때까지 기다려 주며… 그시간을 비용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참여는 하지 않지만 분명 자라고 있는 거라고.


유치원때는 형과 같은 수업을 하신 분이 2호의 수업을 들어오셔서 형제이니 분명 성향이 비슷할꺼라 생각하고 한글 수업을 하셨다.

하지만 2호는 1시간 30분 동안 한글자도 쓰지 않고 아예 책상앞에 앉아 움직이지도 않고 있었다.

선생님은 형제이니 분명 비슷할꺼라 얼르고 달래보았지만 2호는 안그러네요.. 라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물어보니 “난 잘하고 싶은데 하나도 모르는데 어떻게 해.. 하기싫어”라고 말을 했다.


구리도 역시 그런가 보다..

‘사회화훈련은 애견카페에 많이 다녀야 해요’

동네에서 산책 친구를 만나야 해요’

많은 분들이 조언하고 걱정스러워 한다…

같은 고민을 가지고 그렇게 해서 넘어간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을거다.

모두다 똑같은 INFP의 성향은 아닐테니…

속도와 성향의 차이일까?

“있는 그대로 보아주세요..” 오은영박사님이 언젠가 하신 말씀이다.

급한건 엄마이지 아이는 아이의 속도로, 구리도 구리의 속도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거겠지.

조금 오래걸려도 언젠간 차를 잘타는 구리가 될수 있듯이

조금은 오래걸려도 너만의 배우는 속도와 방법으로 어느새 너의 재능을 맘껏 펼치고 있을 날이 곧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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