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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Dec 08. 2024

어둠을 잡아야 빛이 보인다

명확한 거절

그림을 그릴 때 첫 시작은 어둠을 잡는 것이다. 어둠이 명확히 잡혀야 밝음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어설프게 잡힌 어둠 위에 그린 밝음은 빛을 잃는다. 명암이 선명하지 않으면 그림도 흐릿해진다.

이건 말과 행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누군가의 부탁을 받았다. 사실 그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거절의 뜻을 전했는데, 상대방은 그걸 진짜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설픈 거절은 마치 승낙하고 싶지만 예의상 하는 말처럼 들렸나 보다.

그림을 그릴 때 어둠을 명확히 잡지 못하면 빛을 놓치는 것처럼, 사람 사이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말은 불필요한 오해를 부른다. 어둡고 밝음을 확실히 나누지 않으면 그림이 흐릿해지듯, 명확하지 않은 태도는 관계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명확한 어둠은 그림의 뼈대가 된다. 사람 사이의 명확한 말과 태도도 관계의 뼈대를 만든다. 때로는 분명한 거절이 상대방에게 더 큰 배려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림을 그리는 손에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에도 선명한 어둠이 필요하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빛나고, 명확한 태도가 있어야 관계도 명료해진다. 오늘은 그림 앞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어둠을 먼저 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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