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어디 갔어?

by 그냥사탕

매일아침 마음 졸이며 등교를 시키는 엄마 입장에서는 오늘 저녁에도 무사히 만나게 될 아이를 그리며 잡은 손을 놓아준다. 특히나 사건사고가 많은 요즘인지라 초보 엄마는 매 순간이 걱정 덩어리다.


학교에서 앱을 통해 보내주는 알림장은 말 그대로 부모에게 알리는 공지사항일 뿐, 어린이집처럼 아이의 생활을 단적으로나마 보여주지 않기에 퇴근 후 만난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몇 마디에 만족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하루종일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얼마만큼 즐겁게 보냈는지 물어보게 된다.


“아들 오늘은 뭐 했어?”

“아들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 오늘은 어떤 놀이를 했어?”


내가 설계해 놓은 소위 뺑뺑이를 도는 아이. 그렇기에 미안함을 애써 감추며 그 와중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불편한 점이 없는지 학교 수업과 돌봄 교실, 태권도까지 아이의 말 중간에 숨어있을 힌트를 찾아내기 바쁘다. 이러면 안 된다고 머릿속에서는 울려 퍼진다.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는 것은 한 명의 사람으로서 제 몫을 하기 위한 출발임을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홀로 해내는 것을 격려하고 인정해 주어야 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첫 아이인데 그게 말이 쉽지 마음으로는 잘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지금은 아이보다는 엄마랑 아빠가 더 적응하는 기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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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직장에서 바쁜 일이 끝나고 잠시 한 숨을 돌리면서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입학식을 기준으로 확연하게 줄어들었던 어린이집 단톡방에 미확인 대화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무슨 일이지? 혹시 나 빼고 다들 놀러 갔나?


“아이들 오늘 집에 잘 왔나요?”


엥? 이게 무슨 소리?

조금씩 내 품에서 풀어주고자 하나씩 마음을 비우고 있는 중 한 엄마의 첫 번째 질문에 갑자기 두려움이 휩싸였다. 알고 봤더니 수업 첫날 명단 확인이 늦게 이루어져 아이가 보호자 없이 하교했다는 내용이었다.


교실로 돌아온 선생님은 명단 확인 후 바로 나가보았지만 아이는 그 짧은 찰나에 사라져 버렸고, 연락을 받은 부모는 그 길로 직장에서 사색이 되어 달려왔을 것이다. 다행히 교문 앞에서 두리번거리던 아이를 다니던 학원 선생님이 발견하여 보호하고 있었던 이야기.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는 해피앤딩이었다. 일련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담임 선생님과 부모는 그 짧은 사이에 얼마나 심장이 내려앉았을지 보지 않아도 충분히 눈에 그림이 그려졌다.


그중 큰 역할을 한 것은 핸드폰의 위치추적기능!


시간을 보니 우리 집 아이는 돌봄에 있을 시간이었다. 우리 집 또한 맞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안전이 걱정되어 어린이집 졸업 선물로 핸드폰을 사 주었는데.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앱을 열고 위치 파악을 했더니 뜬금없이 아이는 학교 밖 뒷산 입구 쪽에서 빨간 점이 찍히고 있었다.


‘이 시간에 여기를 왜?’


갑자기 널뛰는 마음을 부여잡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당연하게 학교 안에서는 핸드폰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고, 아침에 교문에 들어설 때 전원을 끄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반짝이는 이 점은 뭐지? 또 왜 이런 생뚱맞은 곳에서 보이는 거지?

당연하게도 아이의 전화는 신호는 가지만 받지를 않는다.


내 마음은 널뛰다 못해 심장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며 걱정은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당연하게 있을 곳에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함에 입학 전 받았던 돌봄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바로 받아 주셨고 너무나 환하고 정겹게 선생님 앞에서 블록으로 놀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아~ 다행이다’


급하게 전화드린 이유를 설명하니 선생님께서는 이 해프닝에 대해 알고 계셨고 걱정하지 말라는 안심을 부여해 주신다. 내친김에 돌봄 끝날 때가 되어 학원차량이 올 것이라는 말과 핸드폰을 켜 두라고 말해 주신다니 이런 감사할 데가...


전원을 진짜 꺼 두었었는지 조금 시간이 흐른 후 확인을 할 때에는 무사히 제 위치로 돌아와 있었고, 학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으니 그제야 다시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대화를 하다 보니 하루종일 나 혼자서 벌렁거리며 쇼를 한 것. 아직 핸드폰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왜 전화를 안 받았냐고 질책할 수도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는 쓰지 않는다는 규칙을 잘 지켰을 뿐이니까.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이미 적응을 하고 있는 아이보다 어쩌면 나는 그 기간이 상당기간 오래 걸릴 듯싶다.


엄마가 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학부모가 되어버린 초짜가 베테랑이 될 날은 한참이나 멀어 보인다. 그럼에도 매일 등교를 하는 아이를 숨 쉬지 못하도록 쥐어짜는 그런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나 혼자 매일 불안에 떨어도 건강하고 바른 어른이 될 때까지 안전의 울타리는 내가 챙겨 줘야지...라는 다짐을 또 한 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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