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by 그냥사탕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 지 어느덧 2주가 되었다.

맞벌이로서 워킹맘의 일상이 조금씩 눈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작 등교하시는 당사자는 무난하게 일정을 소화하며 재미를 붙여가는 모습이다. 어린이집과는 다르게 살짝 지루하다는 표현을 쓰기는 했으나 돌봄 교실 이후 다니는 태권도는 참 좋아한다. 정말 다행이다.


나의 욕심인지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인지 언제나 갈등 가득이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여전히 학교에서는 학기 초여서 그런지 앱을 통하여 학부모 총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안내사항과 공지들이 매일 올라오고 있다. 지금 당장은 여전히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이 모든 것들이 정돈이 된 이후에는 체계가 잡혀 훨씬 편안하게 될 테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매일을 시작한다.


‘학교에 다녀와서 엄마 퇴근시간까지 아이는 무얼 하고 있을까?’


다행히 할머니께서 그 틈을 메워 주시고는 있으나 보육이 교육이 되지는 않는다. 나름의 일과를 정돈하고 조금씩 학습의 부재를 채워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은 8세 남아에게 ‘스스로 하라’는 말은 아무짝에 쓸모없음을 안다. 옆에서 알려주며 방법을 챙겨 주어야 조금이나마 틀을 잡을 수 있을 텐데 그 몇 번이 참으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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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어느 학원을 다니네, 어떤 학습지를 하고 있네~와 같은 옆집 엄마들의 말에 나의 마음이 흔들리고는 있지만 이것들이 과연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당장 자리에 앉아 붙들어 놓을 수는 있지만 벌써부터 그렇게 압박감을 주고 싶지는 않다. 그저 책을 즐기는 것, 혼자서 읽을 수 있는 것 정도면 되지 않을까.


물론 지금 당장 실천하지는 않는다. 물론 못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어가듯 그렇게 습관으로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억지로 하는 기분이 들지 않게 엄마 목소리로 읽어 주고 있다. 잠자리책으로 초등 저학년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면 어째서인지 잠을 더 깨는 기분이 들지만 깔깔 웃으면서 듣고 있으면 충분하다. 독서가 힘들고 지치는 일이 아니라는 증거일 테니까.


퇴근 후 영어도 알려주고 싶고, 수학도, 한글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많아도 지금은 ‘잠깐만’을 외쳐본다.


나와 아이가 원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아이는 앞으로 평생을 공부를 해야 할 터인데 굳이 지금부터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적어도 1학년 동안에는 신나게 뛰어노는 데에 시간을 쏟고 싶다.


어떤 이는 나의 이런 생각이 다소 안일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어른도 억지로 하다가는 탈이 나는데 한창 말랑거리는 아이는 오죽할까. 나의 철학이 굉장한 것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입학과 동시에 스파르타로 가지 않겠다는 그 믿음이 바로 서 있기만 하면 된다고 그렇게 믿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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