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유치가 빠졌다.
한동안 아랫니가 격하게 흔들거려 정기검진과 함께 어린이 치과에 예약을 해 두었던 참이었다. 치과에서 눈 깜짝할 새에 홀딱 뽑으면 수월할 듯싶지만 아들은 어떻게 해서든 본인이 직접 뽑겠다며 계속 흔들어대었다. 결국 진료 하루를 앞두고 할아버지 찬스로 홀딱 뺐다.
첫 유치를 뽑은 이후 거의 반년 만에 이루어진 업적.
지난번에는 절대 안 된다며 버텼으나 한 번에 두 개를 뽑았던 충격이 컸었는지 이번에도 흔들리는 두 개 중 하나는 본인이 해결했다.
그리고 나는 유치발치 비용 약 5,000원을 아꼈다.
한 사람이 태어나 자라나고 학교에 가며 무사히 성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부모가 가져야 할 의무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오롯이 100% 직접 할 수는 없고 조력자로 남아있어야 한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불안해진다.
첫 아이라는 핑계를 대 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이 늘 걱정으로 가득 차게 된다. 멈추지 못하는 시간을 부여잡고 싶지만 성장을 하는 아이에게는 그래서는 안 되는 일.
시기에 맞게 아이의 유치가 빠지는 상황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나의 마음과 비슷해 보였다.
아깝기도 하고, 시원 섭섭하기도 하다. 빠진 치아 하나로 그만큼 커나가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지만 그렇게 아기 티를 벗어나가는 순간이 애틋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숨 쉬는 것을 제외하고 모두 엄마가 해 주어야 했던 눈만 끔뻑거리던 신생아 시절에서 스스로 한 발, 두 발 세상으로 내놓는 그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어쩌면 아쉽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험난하고 무서운 이곳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불안감이 아이의 홀로서기에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모두 내가 해 줄 수는 없다.
조력자로서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다리에 힘을 주고 땅을 짚는 방법과 용기를 건네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도 나도 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 여전히 공부 중인 나는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자신의 몸 밖으로 분리된 이를 치아요정이 용돈과 맞바꾸었을 것이란 확신에 새벽부터 일어나 이부자리를 죄다 뒤지는 모습. 어린이다운 생각이지만 그런 순수함을 장착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이번일로 이빨요정에게 1,000원을 빼앗겼지만 그것으로 행복함에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덩달아 미소와 함께 나도 아이도 건강한 성장을 하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