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과 익숙함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독서를 하는 동안에는 나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의지가 샘솟지만, 막상 쓰는 것을 시작하면 금방 현타가 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결국 야심 찬 시도는 익숙한 일기장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나에게는 '잘'이 그토록 어려운 산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은 잘하는 것과 익숙함에 대해 같은 선 상에 놓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둘은 비슷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동일하게 같은 선 상에 놓고 동등한 같은 의미라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은 시간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타고난 기량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익숙함이란 어느 정도 시간 투자나 신경을 써서 이미 체화가 된 익숙한 일을 할 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습관이라는 말이 익숙함에 기반이 되어 나타난다는 것이겠지. 때문에 익숙한 것을 고르라면 개인이 좋아하는 것이나 평소 습관처럼 다양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잘하는 것이라면?
한국사람의 성향인지 모르겠으나 잘하는 부분에 대하여 설명하라는 질문을 앞두고 서슴없이 찾아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네의 정서상 거침없이 꺼내 보인다면 오만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겸손을 겸비해야 하는 DNA가 그것을 말린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조차도 뚜렷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육아, 새벽기상과 같이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그저 해나가는 것이지 그 부분이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해야 하기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 익숙함을 잘하고픈 내면의 욕심이 분발하게끔 도와줄 뿐이다. 잘하고 싶어서 익숙함에 기대고자 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오만과 태만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을 찾을 때 익숙함의 결계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나 스스로 힘겨움을 이겨내고 익숙함의 게으름에서 벗어나야만 ‘좋아하는’에서 한 차원 높은 ‘잘하는’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자신을 채찍질해 가며 몰아붙일 필요는 없겠으나 적어도 익숙함에 빠져 나태함의 길로는 들어가지 말자.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찾기 위해서는 익숙함이 아닌 끈기가 그 길을 채워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잘하는 것에 대한 선명함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찾을 것이다.
찾기 위해 오늘도 애를 쓸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