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모두 잠든 밤,
혼자 거실 소파에 앉아
낮 동안 어질러진 거실을 바라본다.
신나게 놀았을 아이의 장난감들,
허물처럼 몸만 빠져나와 똬리를 튼 신랑의 옷가지들,
탁자고, 책장선반이고 무언가 놓을 수 있는 공간마다 온통 올려 놓여진 잡동사니들......
책장마다 이중, 삼중 빽빽히 꽂힌 책들,
그득그득 쌓여 꺼내본 적도 없는 그릇들,
버리기 아까워 모아둔 펜들,
추억이 담긴 편지들, 일기장들,
옷장마다 몇 년 묵은 먼지를 품고 있는
이제는 입지도 않는 옷들, 가방들, 신발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이 많은 물건들이 사는 집에
내가 세들어 사는 기분이랄까?
어느 곳에 무엇이 수납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는 이 공간이 문득 답답해졌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별을 준비하기로.....
요즘 유행한다는 <미니멀리즘>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갖고있는 짐의 반을 줄여보기로 한다.
안다.
나는 미련 많고, 추억에 집착하며, 물건에 대한 애착 또한 강한 사람이다.
이런 내가 과연 얼마나 버릴 수 있을지,
며칠간이나 실천 할지는 알 수 없다.
일주일도 안되어 역시 생긴대로 사는 게 제일이라며 다시 물건들 틈의 세입자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들 하니까......
한번
해
보는거지
뭐
......
오늘의 선수들......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땐 수채화의 '수'자도 몰랐었다. 뭐 지금도 모르긴 마찬가지지만....^^;; 그 땐 수채 물감을 써 본 일이 (학창시절 빼고는) 없었기에 무조건 펜화를 그렸었다. 이런 저런 펜들을 숱하게 사서 써보다 우연히 시그노펜을 알게 됐고, 그 후론 줄곧 시그노펜을 주로 쓴다. 뭐든 꽂히면 종류별로 구비를 해두는 약간의 수집벽때문에 시그노펜도 색깔별로 다 가지고 있다. 전에는 이 펜으로 그리고, 이 펜으로 색깔도 넣고 했었는데..... 이제 수채물감을 주로 쓰다보니 색깔펜들은 그냥 장식일 뿐이다.
오늘, 오랜만에 잠자고 있던 색깔펜들을 모두 소집해 그 중 10개만 골라 그림을 그렸다. 왠지 오랜만에 동창회 하는 기분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