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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피캇 May 04. 2023

2023년 4월 월간 서가

1.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진정한 자유에 대하여. 이념과 사상과 국가와 조직과 정치체제와 본능과 인정욕구와 재물과 명예와 심지어 신앙까지. 우리는 진짜 자유로운 의지로서 그런 것들을 마음에 심고 있는가? 진짜 자유로운 의지로 그런 것들을 마음에 심는다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인가?

https://brunch.co.kr/@sweettae082/117



2. 오리진(ORIGINS), 루이스 다트넬

 인간은 왜 이동했을까? 인간은 어떻게 농사를 시작했으며 어떻게 도구를 발달 시킬 수 있었는가? 어떻게 금속을 발견하고 그것을 제련하였을까? 어떻게 불을 이용하고 난방에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우리는 인간의 역사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인과를 조사했다. 루이스 다트넬은 이 우연의 범위를 지질학과 천문학의 단위로 넓힌다. 그러자 새롭고 거대한 퍼즐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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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암 촘스키

 교양서적으로 출판 한 것은 아닌 듯하다. 촘스키를 여러 권 읽었거나 대학에서 언어철학 강의를 10학점 이상 들은 후에야 이 책이 제대로 읽히지 않을까 싶다. 몇 번이나 덮고 싶었지만 꾸역꾸역 읽었다. 이런 수준의 책 한 권은 최소 2학점이다. 어려울 때는 관련 서적을 계속해서 꾸역꾸역 읽으면 언젠가 진보한다. 그냥 아무렇게나 뇌까려본다. 

https://brunch.co.kr/@sweettae082/119



4. 하얼빈, 김훈

 안중근 의사에게는 독립운동을 하는 두 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세계의 진정한 평화

둘째, 신앙에서 비롯된 결단


 안중근 의사는 대한민국 독립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침략자 일본과 전쟁을 수행하였다. 전쟁의 와중에 적장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이토를 죽이기로 한 안중근의 결심에는 괴로움이 있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교 계명 때문이었다. 그는 독립전쟁의 와중에도 포로를 함부로 죽이지 않았고 세상과 이웃과 심지어 일본인들에 대한 연민도 버리지 않았다. 안중근 의사가 재판에서 이토를 죽인 일에 사과한 것은 그런 의미다. 안중근에게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안중근 토마스로서의 신앙 정체성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https://brunch.co.kr/@sweettae082/120



5. 예수의 생애, 찰스 디킨스

 디킨스는 출판을 목적으로 한 글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후손들은 디킨스라는 이름의 명성에 기대어 이 책을 출간했다. 디킨스의 모든 글이 고전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성경 요약이다. 




6. 야간비행, 생택쥐페리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과 개인의 행복이 충돌할 때, 우리는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더 나은 경제,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기술, 더 나은 사회제도, 더 나은 교육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것을 위해 타의적 또는 살기 위해 어쩔수 없이 희생당한 이들의 불행한 삶은 오늘날의 더 나은 그것들보다 덜 귀중한 것이었을까. 심지어는 각자의 삶을 덮친 우연한 환경 때문에 강제로 자유를 침탈 당하는 억압적 삶을 살았다면, 그들의 불행을 '역사적 의미'라는 건조하고 소시오패스적인 용어로 우리 마음에서 멀리 떼어 놓아도 되는걸까? 

 https://brunch.co.kr/@sweettae082/121



7. 변신 외,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

 아들이 물었다. 

"아빠, 만약에 내가 바퀴벌레로 변하면 어떻할거에요?" 

 나는 엉뚱하게도 대견한 마음으로 되물었다.

"카프카 읽었니?" 

 아들은 살짝 당황하는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아뇨, 요즘 유행하는 질문이에요." 

 대번에 실망하는 마음으로 뒤집혔다.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을 고민하는 건 어리석다. 심지어 이건 가능성이 아예 없잖아."

 "아빠는 이상해."


 나는 이상하고, 카프카도 이상하고, 주인공 그레고르도 이상하고 그레고르의 가족들도 이상하다. 자고 일어났더니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는 모습이 바뀌었음에도 그레고르로 인정받았다. 바뀐 모습이 그레고르인 것은 맞지만 그레고르를 대하는 가족들과 사람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사람들은 어쩌면 그렇게 외롭게 살아야 하는 걸까. 사람의 가치를 효용으로 따지고 조직에서 쓸모를 잃을까봐 전전긍긍한다. 고단한 사람들에게 위로는 없고 더 열심히 살아서 쓸모를 유지하라고 요구한다. 쓸모를 잃은 사람은 벌레로 변신한다. 스스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로부터 벌레로 변한 것처럼 취급받는다. 카프카는 이상한 사람들과 살았으리. 나는 아들과,  딸과, 아내와, 가족과, 친구를 벌레로 변신시키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누구도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아들아, 나에게는 네가 너인 것이 중요하다.  

 그나저나 카프카의 소설은 정말 어렵다.



8. 인간의 종말, 디르크 슈테펜스 / 프리츠 하베쿠스

 장편 다큐멘터리를 본 기분이다. 지구는 종말까지 멀었다. 그러나 인류는 언제라도 멸망할 수 있다. 멸망의 한계를 넘어섰는지 아니면 아직 경계를 넘지 않은 아슬아슬한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 자연이 드러내는 수치는 생태계가 멸망을 향해 전속력 직진하고 있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둘째, 생태계 멸망의 현상을 온 인류가 명확하게 느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지구의 "거대한 생화학적 순환이 망가진다면, 우리가 아는 유형의 생명은 존재하기를 그칠 것이다." 셋째, 인류와 생태계의 멸망 원인은 인간이다. 


https://brunch.co.kr/@sweettae082/122


9. 광란의 일요일 외, 스콧 피츠제럴드 단편집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단편소설 모음집. 의식의 흐름대로 읽히지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기 말만 한다. 이것을 노린 건가? 광란의 일요일은 그야말로 광란의 흐름이다. 오월제의 절반 쯤 읽었을 때 '아직 광란의 일요일인가? 앞에 나온 인물들은 어디 간 거지?' 라고 생각해버렸다. 돌아보니 다음 소설이었다. 광란의 연속이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난 별다른 충격을 받지 못했는데 나는 피츠제럴드와 잘 안 맞나봐...



10. 빵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

 거장이 작가지망생들에게 꿈을 무참히 짓밟았다. 글 쓰는 직업은 궁핍을 각오하라. 자서전인 줄 알았는데 자전적 소설이었다. 난 솔직히 잘 팔리는 글을 쓰는 방법을 기대했다. 하긴 그런게 비법이나 공식으로 있다면 궁핍한 작가는 거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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