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트허르 브레흐만
뤼트허르 브레흐만, 휴먼카인드
우리 인간의 선한 본성에 대하여.
인간의 사회성이 발달한 계기는 육체적 나약함 때문이었다. 생존을 위해 서로 긴밀하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기분과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고도의 공감능력은 엄청나게 특별한 능력이다. 사람의 공감능력은 말이나 글 등의 소통 도구를 포함하여 표정, 행동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 태도로 드러난다. 상대방의 기분이 어떤지, 긍정적인 분위기인지 부정적인 분위기인지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태도로 대한다. 이것은 인간에게만 있는 특출난 사회성이다. 타인에게 더 깊은 주의를 기울이고 내가 소속된 집단의 분위기를 예민하게 관찰하면서 인간 관계와 공동체의 공동 목표를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물론 같은 인간 종 가운데에도 개별적인 특성은 있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몰입해 있거나 공동체의 목표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없거나 타인의 행복에 대해 무관심한 이들은 공감의 필요를 느끼지 않고 그럴 의지도 없다. (유전자는 100% 모든 개체의 동일한 진화를 보장하지 않는다.) 만일 인류 전체가 이기적인 방향으로 진화했다면 지금의 인류는 여전히 정글이나 사바나에서 다른 짐승들과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인류는 공감능력을 생존의 무기로 선택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로버트 그린은 공감능력이 '필요'에 의해 계발(啓發)되었다고 하였는데 적절한 표현이다. 생존을 위해 부족 사회를 보존해야했던 호모사피엔스 무리는 언어 외에도 비언어적 행동으로 소통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불과 수 만 년 전의 우리 선조들은 힘과 이빨로는 자연에서 먹이사슬의 중간쯤에나 위치한 별 볼 일 없는 존재였다. 사회성을 고도로 발전시킨 공감능력은 인류의 미래를 가른 무기였다. 모든 생명체 가운데 공감능력이 가장 고도로 발달했기 때문에 더 힘센 동물들을 제치고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남았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서문에서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휴먼카인드'를 읽은 후에는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과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이 책을 읽고난 후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대답은 명확해졌다. 인간 '본성은 선하다.' (그러나 후천적인 무언가는 있겠지.) 좌우지간 우리는 선하게 창조되었다. 또는 선한 방향으로 진화되었다고 말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이 생각에 도달하기까지 여러가지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 증거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카이스트 김대수 교수의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을 읽어보자. 뇌에서 공감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일어나는지, 공감의 뇌과학적 기제가 인문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그 뉴런들이 연결되면서 '휴먼카인드'의 즐거움을 두고두고 되새김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