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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터틀 Nov 18. 2020

라다크에 들어가다

드디어 레에 도착했다. 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권 검사를 거쳐야 한다. 레는 인도-파키스탄 국경분쟁지역이면서 티베트 분리 독립운동의 거점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분쟁의 역사는 길다. 1947년 영국이 인도에서 철수할 때부터 현재까지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파키스탄인은 아예 카슈미르 지역에 입국할 수 없다. 또한 티베트 분리 문제로 인해 중국인들은 레까진 올 수 있으나 중국과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판공초에는 갈 수 없다고 한다.


3250m의 레에 오자마자 우리는 약국에서 다이아목스를 사며 맛집을 물어봤다. 약사님은‘너희 한국인이지, 한식이 좋니? 전통 라다크 음식이 좋니?’라고 물어보셨다. 우리는 자신 있게 전통 라다크 음식점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도착해보니 굉장히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허나 먹기가 힘들었다. 가격은 한국의 레스토랑 수준인데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다. 인도 음식은 향신료가 심하다. 인도의 향신료 때문에 콜럼버스의 인도 찾기가 시작되었으니 말하면 다했다. 여행 중에는 “노마살라 노더니야”라는 말을 하면 특유의 향신료를 빼 준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다음부터는 꼭 외치리라 결심했다.


사실 지금까지 10년 여가 넘는 시간을 여행하면서 난 여행에 굉장히 최적화된 사람이라 자신했다. 체력도 보통 이상이며, 사람도 잘 사귀고, 혼자도 잘 놀고, 같이도 잘 놀고. 그런데 이번 여행을 통해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입맛이 까다로운 것이다. 지금까지 물려서 먹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 건 독일, 체코 등을 여행할 때가 처음이었다. 한식당은 절대 가지 않으리라는 고집에 동유럽에서도 학센, 꼴레뇨 등 족발의 변종을 계속 먹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어지는 족발과 돈가스의 향연은 독일, 체코 맥주로도 극복하기 힘들었다. 인도에서도 그랬다.


한국에서는 인도 음식점을 엄청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여행 10일 차가 되자. 못 먹겠다 싶었다. 난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구나.


살구가 지천에 널린 라다크. 이제 살구 주스만 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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