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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의성 Oct 29. 2022

꿈은 ‘직업’이 될 수 없다

“나는 왜 기자가 되려고 한 것일까?”


언론고시 준비를 하면서 ‘근원적인 질문’들이 나를 찾아올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렵게 찾은 내 꿈이잖아, 그런 생각 말고 앞만 보고 달려가자’라며 스스로 질문들을 물리치곤 했다. 사실 학창 시절부터 기자를 꿈으로 정한 이유는 이러했다.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소통을 위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가치에 부합하는 것은 ‘기자’밖에 없다고 믿고 언론고시에 몰두했다. 


하지만 어느덧 내 미래의 꿈이 ‘기자라는 직업’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기자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가치들’이었는데, 어느덧 그런 가치들은 잊고 ‘직업으로서의 기자’에만 몰두했던 것이다. 내가 원했던 가치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저 빨리 기자가 되고 싶었다. 기자만 된다면 내 꿈을 이루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그즈음 사회복지사라는 목표를 포기하고 기업에 들어간 선배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아니 왜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계세요?’ 내가 황당한 듯 질문하자, 선배는 웃으면서 답했다 ‘내 꿈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은 거였어.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가 사회복지사일 뿐이었지. 하지만 기업에서도 그 가치를 실현하고, 오히려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 꿈은 ‘직업’이 될 수 없어. 나는 내 꿈이 갖고 있는 가치들을 더 잘 펼칠 수 있는 다른 직업을 택했을 뿐이야’


“꿈은 ‘직업’이 될 수 없다” 

나는 형이 한 말을 다시 한번 되뇌었다. 그리고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에게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대통령, 유튜버, 공무원 등’ 이렇게 직업 그 자체를 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꿈은 ‘직업’이 될 수 없다. ‘유튜버’가 꿈인 사람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내가 기획한 콘텐츠를 마음껏 선보이고 싶어서, 유명해지고 싶어서’ 등 유튜버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가치들을 꿈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꿈은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직업과 가치에 대한 개념이 혼동되면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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