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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드 Oct 01. 2022

쉽게 읽는 돈키호테 1-22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할수 없이 끌려가는 불행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다

전설의 맘브리노 투구를 쓰고 의기양양해진 돈키호테는 길을 가다, '노 젓는 형벌(구라파)'을 받으러 가는 죄수들의 행렬을 만난다. 굵은 쇠사슬과 수갑을 찬 열두 명의 죄수들을 보자 가련함을 느낀 돈키호테는 무슨 죄를 지었는지 물어본다.



* 첫 번째 죄수 : 저는 옷이 가득 담긴 빨래 바구니를 사랑해 훔쳤는데 현행범으로 붙잡혔고 24살이에요


* 두 번째 죄수 : 저는 고문에 못 이겨 가축(말)을 훔쳤다고 자백했어요. 전직 음악가이자 가수인데 별명이 '카나리아'입니다. (불량배 사회에서 '카나리아'는 '범죄를 자백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 세 번째 죄수 : 저는 가난해서 서기와 변호사에게 뇌물을 줄 수 없었어요


* 네 번째 죄수 : 저는 사채업자에 사람까지 사고파는 중개업자였어요.


* 다섯 번째 죄수 :  저는 사촌 누이와 친척이 아닌 두 자매를 성희롱했어요.


* 여섯 번째 죄수 : 저는 악명 높은 사기꾼으로 이름은 '히네스 데 파사몬테'입니다. 죄질이 무거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무거운 사슬과 수갑을 차고 있어요. 

각자 남을 욕하기 전에 자기 자신이나 살펴봅시다요. (313p.)


>> 사연 없는 사람 누가 있겠냐마는 잘 알지도 못하는 데 남을 함부로 사적 재판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요즘처럼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세상에선 진실도 의심스럽고 허구도 진짜 같아서 현실이 사이버 세상처럼 느껴진다.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이 자백을 했더라도 심리적 압박감이나 피치 못할 사연 때문에 벌어진 일인 경우도 왕왕 있고, 혹시나 저 중에 억울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마음속에 연민을 항상 보관해야겠다. 간음한 여인을 돌로 쳐서 죽이는 관습에 저항한 예수도 말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자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요한 복음서 7장 53~8장 11절) 아무도 나서는 자가 없었다지. 





죄수들의 사연을 들은 돈키호테는 연민을 느껴 호송원들에게 호소했다.

* 돈키호테 : 각자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저세상에서 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오. 악한 자를 벌하시고 착한 자에게 상을 주시는 데 빈틈이 없으신 하느님이 하늘에 계시잖소. 그리고 정직한 사람들이 자기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사람들의 형 집행자가 된다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오. (316p.) 가련한 죄수들을 풀어주시오! 안 풀어주면 내가 힘으로 해방시킬 거요!


* 호송원 :  그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요? 아무 권리도 없는 당신이 왜 공무원한테 이래라 저래라요? 가던 길이나 마저 가시고요, 머리에 얹은 요강이나 좀 똑바로 쓰고, '세발 가진 고양이 찾는 짓일랑 하시마시요(317p.)' 


호송원의 말에 발끈한 돈키호테는 막무가내로 공격했고 생각지 못한 공격에 호송원들은 당황했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죄수들도 호송원들에게 덤벼들었고 수적으로 열세(4명)였던 호송원들은 달아났다. 돈키호테는 자신이 죄수들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은혜를 갚으라고 요구했다. 그 은혜란 귀부인 '둘시네아 델 토보소'를 찾아가 돈키호테의 위대함을 전해 달라는 것이었다. 


죄수들은 '성스러운 형제단'이 뒤쫓아 와 다시 잡혀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도망가야 해서 그런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오히려 돌을 던져 돈키호테와 산초를  쓰러뜨린 후 물건과 옷을 빼앗아 유유히 떠나버렸다.






* 세발 가진 고양이 찾는 짓은 하지 마라 :  공연히 남의 일에 나서서 참견하지 말라


* 비슷한 속담

- 열두 폭 치마 둘렀나 / 치마가 열두 폭인가 / 치마폭이 스물네 폭이다 / 열두 폭 말기를 달아 입었나 : 남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고 간섭함을 비꼬는 말

- 나갔던 파리 왱왱거린다 : 밖에 나갔던 사람이 집안에 들어 공연히 떠든다로 아무 공로도 없는 자가 공연히 참견해서 떠들어 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제 발등의 불을 먼저 끄랬다 : 남의 일에 참견하기 전에 자기의 급한 일부터 먼저 살펴야 함

할 일 없으면 낮잠이나 자라 :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는 경우를 비꼬는 말

제 코도 못 닦는 것이 남의 코 닦으려 한다 : 자기 일도 감당 못하는 주제에 남의 일에 참견한다

제 코도 못 씻는 게 남의 부뚜막 걱정한다  : 자기 일도 감당 못하는 주제에 남의 일에 참견한다

사돈네 논 산대 : 사돈이 논을 사거나 말거나 관계할 것이 못된다는 것으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에 참견함을 비꼬는 말

- 곁 가마가 더, 먼저 끓는다 : 끓어야 할 원래 가마솥은 끓지 않고 곁에 있는 가마솥이 끓는다는 뜻으로,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옆사람이 오히려 신이 나서 떠들거나 참견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걱정도 팔자다 :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거나 관계도 없는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에게 놀림조로 이르는 말

- 서 홉에도 참견 닷 홉에도 참견 : 서 홉이 되는대도 많다 적다 하고, 닷 홉이 되는대도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참견한다는 말로, 부질없이 아무 일에나 참견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다 된 농사에 낫 들고 덤빈다 : 일이 다 끝난 뒤에 쓸데없이 참견하고 나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The cobbler should(=Let the cobbler) stick to his last. (구두 수선공은 구두골만 잘 지키면 된다)

(last : 신발 제작이나 수리 시 필요한 발 모양 본)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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