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져 고행에 들어갔던 돈키호테를 꺼내기 위한 재미있는 속임수
도로테아의 사연 덕분에 오해를 풀게 된 <흉한 몰골의 누더기 기사>는 각자 자기의 연인을 되찾으러 가자고 말했고 신부님과 이발사는 도와주겠다고 했다. 도로테아는 매우 감격하고 고마워했으며 '돈키호테 구출작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그녀는 도움을 요청하는 아가씨 역할을 맡기로 하고 만일에 대비해 가지고 있던 옷과 장신구를 꺼내 입어 돈 많은 귀부인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 모습을 본 산초와 며칠 굶어 비쩍 마른 돈키호테는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다.
- 도로테아 : 저는 '대大미코미콘 왕국의 직속 여성 후계자인 미코미코나 공주'입니다. 불행하게도 이웃나라 무뢰배 거인이 나타나 왕국을 빼앗겼습니다. 한시가 급하니 곧장 미코미콘 왕국으로 가주세요. 왕국을 되찾을 때까지는 다른 모험이나 요구에 개입하시면 안 됩니다. 불행한 저를 당연히 도와주시겠지요?
- 산초 : 주인님이 거인을 물리치고 미코미코나 공주와 결혼해 왕국을 물려받는 게 가장 좋겠습니다요. 혹시나 대주교가 되겠다고 하시면 제가 약속한 섬을 받을 수가 없게 되니 꼭 황제가 되셔야 합니다요.
- 종자로 변장한 '이발사 니콜라스' : 소꼬리 수염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했지만 웃다가 떨어져 버렸네. 들키면 어쩌지?
- 우연히 만난 척하는 신부님 : 수염 붙이는 기도문을 알고 있네. 중얼중얼중얼..... 하느님의 힘으로 얍! (땅에 떨어진 소꼬리 수염을 이발사의 얼굴에 얼른 붙여주었다)
- 돈키호테 : 대단하오. 나중에 시간 나면 그 신비의 기도문을 내게도 좀 가르쳐주게. 여러모로 쓸모가 있겠어.
- 신부님의 동행인 역할을 맡은 '카르데니오' : 신부님이 수염을 깎아주시고, '도로테아'의 남장 차림 옷을 입으니까 아무도 내가 누더기 기사인 줄 모르게 됐어. 앗싸~
>> 자존심을 세워준다는 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좀 더 우위에 있기 때문에 상대를 윽박지르고 내 방식으로 끌고 가는 건 잠깐은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실패한다. 상대가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더라도 무안해지지 않도록 존중하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도 제공해주면서 설득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의 첫걸음일 것이다. 편력을 하고 싶은 돈키호테의 마음도 이해해주고 무훈을 세우고자 하는 기분도 인정해주고 살살 달래서 집으로 GO GO!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