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프로덕션-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졸업작품의 마침표
프리 프로덕션 - 메인 프로덕션 - 포스트 프로덕션
작품 제작 과정의 마무리 단계인 포스트 프로덕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은 작가, 감독분들마다 각기 다를 수 있으므로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스트 프로덕션은 전체 제작 과정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단계로, 일반적으론 편집과 음향 그리고 보정등
작품을 완성하고 완성도를 올리는 후반작업의 전반적인 과정이 포함된다.
나의 경우엔 음악이 메인 프로덕션에 포함되었고 동화작업이 끝난 후 클린업 영상에 맞춰
음악감독님의 음악의 스케치가 이뤄졌고 음악의 완성까지 이어졌다.
그 후 필요한 약간의 음향효과를 넣는 것으로 이미 사운드와 음악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후반 작업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내가 진행했던 후반 작업은 크게 다음과 같다.
1. 편집
애니메이션은 마지막에 타이밍 조절과 시퀀스끼리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기 위한 편집이 꼭 이뤄진다.
초반에 잡았던 타이밍을 편집 단계에서 조절할 수 있으며 최종적인 영상의 전체적인 흐름과 속도를
이 단계에서 세밀히 다듬을 수 있다.
나의 경우엔 음악이 영상에 있어 무척 중요한 역할이었고 영상의 분위기에 따라 음악이 휙휙 바뀌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음악이 최종 완성되었다.
하지만 음악은 기본적인 리듬과 운율이 있기 때문에 완벽히 나의 캐릭터의 움직임 타이밍까지
맞춰줄 수 없었고 이는 지도 교수님의 피드백을 따라 내가 직접 동화 타이밍을 음악의 흐름에 따라
적절히 맞추어 조절,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이 편집의 단계를 잘 마무리해야 전체적 영상의 완성도가 올라가고 영상의 흐름이 더욱
자연스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이 편집의 단계에서 약 일주일의 시간을 투자했다.
전체적 음악의 분위기, 흐름을 계속 들으면서 다시 감을 잡았고
분명히 맞춰야 할 음악의 타이밍과 동화의 타이밍을 표시해 가며 음악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편집을 맞췄으며 편집을 진행하다가도 즉흥적으로 타이밍을 수정하기도 하고
그대로 진행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나는 마지막 편집의 단계에서 음악과 영상이 찰떡으로 잘 맞춰 흘러가는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2. 텍스쳐 작업
프리 프로덕션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는 어느 정도의 배경 텍스쳐 작업을 확립한 상태였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하고 완성도를 올리기 위한 별도의 텍스쳐 작업을 진행했다.
초반, 외부의 시선과의 갈등을 묘사할 때 텍스쳐가 가장 많이 들어갔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배경 텍스쳐를 처음부터 다시 재제작했으며
하이라이트 부분의 알록달록한 텍스쳐도 다시 색배합하고 보정하여 최종 결정했다.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를 책임지는 메인 배경 텍스쳐도 완료했다.
이는 나의 요가 수련 때 느꼈던 무의식의 느낌과 신비로운 분위기 연출을 위해 고안된 배경이다.
3. 타이포그래피 작업
메인 프로덕션을 진행하며 단 한 번도 생각지도 못했던 과정이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추가되었다.
예상치 못했던 작업들이란, 바로 이 타이포그래피 작업이었는데
이는 내 작품에 들어가는 모든 글자를 디자인하는 일이었다.
인도 고대어이면서 지금까지도 요가 티칭시 사용되는 산스크릿 어를 기반으로 타이포를 진행했는데
산스크릿어의 대표적인 조형적 특징인 기다란 막대를 중심으로 영어 대문자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대문자여야 산스크릿어의 조형적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엔딩크레디트까지 모두 대문자로 표기했으며 소문자를 쓰지 않는 것은 교수님께서 허용해 주셨다.
영어 대문자만 디자인하는 것이어도 20자 이상의 글자들을 새롭게 만들어야 해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으나 꼬박 이틀을 타이포에만 매달린 끝에 현재의 타이틀에 쓰인 영어 대문자 타이포를
다 디자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타이포까지 산스크릿 어 느낌으로 디자인하여 엔딩크레디트까지 마무리를 지으니
전반적인 영상의 퀄리티가 훨씬 올라가 개인적인 만족도도 높았다.
결국 예상치 못했던 작업과정이 추가되어 어려운 작업을 했으나 다행히도 잘 마무리가 되었다.
초반 프리프로덕션 때 영상에 쓰일 타이포까지 고려했다면 미리 준비를 하여
더욱 수월한 작업을 했을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잘 끝나서 약간의 아쉬움으로만 그쳤다.
이렇게 나는 길고 길었던 약 1년간의 졸업작품 제작 과정을 거쳐 졸업작품을 완성했고
무사히 졸업상영회를 끝낼 수 있었다.
드디어 다음 글은 이번 매거진의 마지막 글인 졸업 상영회 그리고 졸업에 관한 이야기로
졸업작품에 관한 여정을 끝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