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제일 어렵다

나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는 몇 가지 아사나들

by 이소연


요가 수련에 있어 아사나는 좋은 수련의 도구다. 그리고 몇몇 아사나들은 몇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힘들고 고난의 연속이다. 요가원에서 기본적으로 만날 수 있는 동작들이고 다른 심화 아사나들의 토대가 되지만 그럼에도 힘이 든다. 나의 경우엔 우따나사나, 파스치모따나 사나 가 대표적인 도전적인 아사나들이다.


요가를 나름대로 오랫동안 해왔음에도 늘 같은 동작을 하는데도 다른 감각(이라 말하고 고통이라 쓴다)이 찾아온다. 그날의 몸의 상태에 따라, 나의 마음의 산란함에 따라 그 외의 여러 변수들이 오늘의 아사나를 다채롭게 만든다. 그렇기에 정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나의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도자 과정에서부터 줄곧 배워왔고 앞으로도 되새기며 나아가야 할 사실이다.


사람들마다 각자의 몸 상태와 살아가는 환경이 각기 다르기에 각자가 자신 있어하는 아사나는 천차만별이다. 나의 경우, 그동안의 숱한 예체능의 결과로 어깨가 안쪽으로 말려있고 허벅지, 다리 뒷 근육이 상대적으로 짧고 팽팽한 상태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요가를 몇 년 동안 수련을 하며 단련한 코어 근육 덕분에 동기들처럼 허리 디스크가 터지거나 나가진 않았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요가를 꽤 하신 분들과 비교하자면 뻣뻣한 축에 속한다.


솔직하게 아직도 힘든 아사나들은 묘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건 짧아져있는 나의 허벅지 뒷면을 강력하게 열어주고 길어지도록 압박한다는 점이다. 몸의 뒷면이 앞면보다 짧거나 유연성이 떨어진 경우엔 전굴 자세가 정말 힘들다. 전굴 자세 자체가 뒷면의 활짝 열림을 토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우따나사나와 파스치모따나 사나 가 내게 도전적인 이유는 나의 큰 약점인 뒷면을 공략한다는 점에 있다.


지도자 과정에서 철학을 배웠을 때, 몸의 뒷면은 과거를 상징한다고 들었다. 나름대로 과거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몸은 아직 과거에 머무르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그런 과거 또한 나 자신이기 때문에 보듬어가며 이해해 주기로 했다. 과거에 함몰되는 것에 경계를 표하지만 과거를 외면하지 않기로 다짐한 나의 작은 결심이다.


새로운 요가원에선 파스치모따나 사나를 특히 자주 시킨다. 나는 첫날 오랜만에 만난 그 아사나의 감각을 잊지 못한다. 마치 무언가에 묶여서 몸을 허벅지에 밀착시킬 수 없는 것 같은 기분. 무언가가 나를 앞으로 구부리는데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은 꽤나 수월하게 전굴 할 수 있으나 여전히 몸과 허벅지 사이엔 간격이 조금은 남아있다. 겉으론 나의 몸과 허벅지 사이의 간격이지만 속으론 나의 마음 간의 시차가 아닐까. 아직은 과거에 발을 담그고 있는 현재의 나.


감히 나의 상태를 예견하자면 몇 개월이 지난 후에도 우따나사나만큼은 여전히 뒷면을 여는데 힘이 들 것 같다. 뒷면을 활짝 자신 있게 여는데 몇 년이 지나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그럼에도 조급해하지 않기로 한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나의 몸의 뒷면은 짧아지고 나의 몸에게 열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이미 인지하고 있으니. 그러한 과거의 흔적을 요가를 통해 쭉쭉 펴내려 가면서 미래로 힘껏 날아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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