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곧 나 자체를 사랑하는 일
어느 날부터 나는 나의 몸이 가진 결핍, 부족함, 결여를 의식하게 되었고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시작은 나의 척추부터 골반까지 비틀어진 어렸을 때부터 요가를 시작하고 계속, 계속.
나의 몸을 알아차리고 기민하고 예민하게 내 몸을 알기 시작해서였을까.
생각보다 나의 몸은 많은 결핍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청력은 영화제 봉사 특성상, 극장에서 큰 소리를 많이 들었어야 했기에 그때를 기점으로 많이 떨어졌고,
나의 척추뼈 간격은 어느 날 찍었던 X-ray 사진에서 간격이 아주 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나의 치아와 잇몸은 선천적으로 많이 약하여 툭하면 잇몸에서 피가 나고 치아가 튼튼하지 않았다.
이렇게 남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함이 많고 약하고 결여가 되기까지 한 나의 몸.
그럼에도, 나는 나의 몸을 사랑한다.
나 자신을 존중할 수 있으니
청력이 안 좋기 때문에 이어폰을 가능한 끼지 않고 자연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고
척추뼈 간격이 남들보다 좁기 때문에 허리 근육을 붙이려 요가를 하고
치아와 잇몸이 약하니 치아부터 잇몸까지 구석구석 양치질을 두 번 한다.
이러한 부족함이 많은 내 몸을 사랑할 줄 알게 되니 나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하루 더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랑해 나 자신.
나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