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

7년간 '요가 외길' 인생을 달려온 나의 진실된 마음

by 이소연

17세부터 요가를 만나 지금까지 요가를 하면서 간간히 들었던 말이 있다.



다른 운동은 안 해? 필라테스나, 헬스나...



요가와 함께 많이 하는 운동이 필라테스다. 필라테스는 주로 기구를 이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예전에 한번 다른 운동도 접해볼까 싶어 필라테스 스튜디오 몇 군데 방문 상담을 받았다. 큰 기구와 작은 기구들이 스튜디오 내에 즐비해 있었고 실제로 매트 위에서 링 같은 기구로 운동을 하고 계시던 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상담만 받고서 결국 필라테스를 다니진 않았다. 왠지 모르게 끌리지 않았다.


헬스도 다녀보고 싶다는 욕구가 전혀 들지 않았다. 만약 다녔다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벌크업이 되어 근육질이 엄청난 몸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역시 내키지 않았다. 첫 번째 휴학하기 전 다녀왔던 미국 연수 1달 동안 호텔에서 묵었었는데 그곳엔 조그만 헬스장이 있었다. 같이 연수를 갔던 중국인 오빠가 나에게 복싱도 알려주고 헬스기구를 이용한 운동법도 알려줬다. 처음엔 흥미가 있었지만 반짝하고 이내 사라졌다.


그런 내게도 초등학생 때 스피드 스케이팅을 배운 시절이 있었다. 그 시기 여자애들은 피겨에 흥미를 보였지만 나는 빠르게 그리고 강렬하게 허벅지 힘을 쓰는 스피드 스케이팅에 더 매료되었고 엄마에게 부탁드려 결국 집 근처 스케이트 장에서 스케이팅을 배웠다. 나름 흥미도 있었고 체력도 받쳐줘서 조그마한 대회에서 상도 받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나중엔 아빠가 태권도를 권유해서 그만두게 되었고 생각보다 태권도와 상성이 맞지 않아 태권도는 금방 그만두게 되었다. 가끔 엄마랑 스피드 스케이팅을 계속했다면 아마 체대를 가지 않았을까란 농담을 주고받는다.


그렇게 나는 운동에 확실한 호불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초등학생 때 이후로 특별한 운동을 접하진 않았다. 내 몸이 점점 망가지기 시작하면서 교정을 위해 요가를 접하기 전까진 말이다.


초반엔 요가를 운동으로 시작했다. 당장 교정이 필요하고 시간이 금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쌓여갈수록 요가는 점점 내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결국 지도자 과정을 거쳐오면서 수련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요가 외길 어느덧 7년 차가 되어가는 올해. (공백기를 뺀다면 5년 반 정도라 생각한다) 나는 왜 다른 운동을 하지 않고 왜 요가만 하게 되었을까.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요가 외길만 걷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


우선, 요가는 엄청나게 특별한 도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부수적인 도움을 위한 도구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도구들이 메인이 되지 않는다. 메인이 되는 것은 우리의 '몸'이다. 우리의 몸을 수련하고 단련함을 통해 마음의 수련도 함께 이뤄진다. 단지 필요한 것은 평평한 땅에 우리의 몸을 지탱해 줄 매트뿐이다. 매트를 들고 어디서든 수련의 장소가 펼쳐진다.


요가는 '나'란 사람에 대해 일깨워준다. 아사나(요가 동작)를 통해 나의 현재 마음이 어떠한지. 동작을 취할 때 나의 몸은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계속 알아차리게 되고 살펴보게 된다. 그렇게 나는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매트 위에서 서서히 자각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 요가 동작을 함으로 인해 드러나게 된다.


특별한 도구 없이 오로지 '나'를 통해 이뤄지는 수련이란 점에서 나는 계속해서 요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요가를 하다 보면 정말 무거운 기구는 '나'의 '몸'이란 걸 저절로 깨닫게 된다. 나의 다리가 이렇게 무거웠나. 나의 팔이 이렇게 힘이 없었나 등등. 점점 하다 보면 나의 몸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깨닫게 되고 몸이 생각보다 움직이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나의 몸이지만 내가 이때까지 얼마나 험하게 함부로 대하고 있었나를 깨닫게 된다. 나의 몸은 나라는 인격체를 담고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요가를 통해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요가가 좋다. 가끔 다른 운동을 하고 있는 친구를 통해 유혹이 아닌 유혹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요가를 할 것 같다. 매트 위에서 흘리는 나의 땀. 그리고 그 땀자국들이 나의 수련의 집중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집중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자국들은 계속 매트 위에 수놓아져 진다. 그렇게 수련을 마치고서 매트를 살펴보면 땀으로 흠뻑 젖어 번들번들하다. 나는 매트 위를 한번 어루만지며 나에게 경의를 표한다.



매일의 수련, 매일의 다름을 알아차리길. 열심히 따라와 준 나의 몸에게 경의를. 오늘도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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