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서기 3분을 가뿐하게 넘어서며 느낀 생각
요가를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보았을 그 아사나, 시르사아사나 (머리서기)는 아사나의 왕이라 불리며 한 번쯤은 누구든 도전하고 해보고 싶은 동작이다. 물구나무서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오직 복부, 코어, 팔뚝 이 모든 힘들이 근간이 되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주는 상태에서 목이 눌리지 않도록 목과 어깨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주고 다리가 공중에서 서로 붙어있을 수 있도록 내전근의 힘과 다리의 유연성도 필요로 하는 은근히 까다로운 동작이기도 하다.
나는 2021년 요가 지도자 과정을 통해 이 아사나를 2년 만에 다시 만났고, 지도자 과정을 수행하면서 머리서기를 성공하였다. 그리고 계속 시퀀스에서 등장하는 이 머리서기를 연습했고 어쩔 땐 3분, 어쩔 땐 5분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날들의 머리서기 수행을 돌이켜보면 단 한순간도 편안함을 느껴본 적은 없던 것 같다.
요가 지도자 과정 속 읽었던 책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모든 아사나는 편안하다. 모든 아사나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요가에 등장하는 모든 아사나는 발현되는 차크라가 각자 다 다르고, 오래 지속할수록 나타나는 효과도 다르며, 각자 요구하는 근력과 유연성의 포인트도 다르다. 하지만 모든 아사나들의 본질은 결국 '편안함'이란 결론으로 귀결된다. 어느 것 하나도 힘듦을 목표로 하는 동작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요가를 하면서 그렇게 힘이 들고 아파하는 걸까? 그건 현대 사회생활 속 자연스럽게 무너진 몸의 균형과 짧아진 유연성과 떨어진 근력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리는 모든 아사나를 할 수 있는 몸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외부의 조건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둘씩 우리 몸이 가진 지성과 힘을 잃어갔던 것이다. 사실 우리는 모든 동작들을 할 수 있었고, 그 동작들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요가 지도자 과정 수련 중, 철학을 가르쳐주신 요가 선생님께선 머리서기를 할 때 왜 그렇게 힘이 드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무엇이 그 동작을 유지하는데 힘이 들게 하는지, 무엇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지, 그리고 어째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지. 그래서 그 동작을 편안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그때 당시엔 조금 난해한 이야기였으나 미국에 와서 홀로 수련할 때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되새기곤 한다.
학교 운동시설에 가지 못할 때면 나는 홀로 수련을 하는데 못해도 30분은 하려고 노력한다. 그중 3분 머리서기를 하는 시간이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간 수련하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고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궁극의 본질을 느낄 수 있었던 스스로에게 굉장히 뿌듯한 수련이었다.
일단 몸 자체가 가벼웠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데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눈을 감으면서 머리서기를 진행했다. 몸이 흔들리는 대로 두었다. 그 속에서 나를 억지로 옭아매려도 강요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나의 몸이 다시 단단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시간을 주고 그 속에서 나는 마음의 평정을 되찾으려 했다.
그랬더니 정말 놀랍게도 3분 30초의 시간이 마법처럼 흘러가서, 나는 아쉬탕가 스타일의 마무리 동작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끝났는데도 힘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것이 요가 서적과 선생님께서 말했던 아사나의 '편안함'이란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도 느껴볼 새 없었던 이 감각을 미국에서 홀로 수련하며 깨우치게 되어 너무 의미 있다. 요가 여정에서 나 스스로 그려나갈 힘이 생겼다는 반증이기에. 나 스스로도 나만의 굳은 심지를 세울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다.
어느 순간 정수리부터 나의 발끝까지 일자로 세워진 느낌, 그 속에서 전혀 힘들지 않은 지점을 찾고 나의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니 나의 몸은 그에 응하였고 안정적인 편안한 머리서기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 4분으로 목표를 새롭게 잡았다. 언젠가 머리서기 10분을 해도 힘들지 않은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머리서기는 어떻게 보면 역자세 중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가장 충실한 아사나라 볼 수 있다. 코어의 근력성뿐만 아니라 유연성까지도 함께 가져가야 하는 자세이기에 이 자세에서 근력과 유연성을 탄탄하게 다져나가면 다른 역자세를 할 때에도 기반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오늘, 나는 나 스스로에게 경의를 표한다. 머리서기의 '편안함'을 맛볼 수 있도록 해준 나의 몸의 지성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렇게 나는 나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