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약 10년간 수련을 해오며
처음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또래 여자애들보다 유연성도 떨어지는 건 고사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정렬과 망가져가는 나의 몸을 구제하기 위해 시작했던 요가는 어느새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약 10년 정도를 함께 하고 있다.
그런 내가 '요가'를 한다고 하면 으레 짐작하듯, 늘 주변에서 돌아오는 반응들이 있다.
"그거 유연해야 할 수 있잖아."
요가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미디어에서 보이듯, 늘 유연하고 사람이 흉내내기도 힘든 동작들을 우아하게 해내는 그런 인상이 강하게 박혀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놓치는 것이 바로 요가로 근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요가를 하면서 내 동기 선생님 분들 중에 근력을 더 키우고자 헬스나 필라테스까지 병행하는 분들을 봐왔다. 그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다른 운동과 병행하면 근육도 잘 붙고 탄력적으로 수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줄곧 요가 외길 인생만 약 10년째. 그것도 남자 선생님들과의 수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나의 요가 수련의 근간은 유연성이 아니라 '근력'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근육이 붙기 시작했고, 지금은 잔근육들이 붙으면서 서서히 몸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근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안정적으로 자세를 오래 유지할 힘이 생기며, 오래 유지할수록 근막이 늘어나 유연성이 생겨난다. 그렇게 유연성이 좋아지면 나의 몸의 근육을 움직일 가동범위가 늘어나며 가동성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근력이 좋아진다. 그래서 근력과 유연성은 요가의 세계에선 함께 움직인다.
요가로만 단련한 몸은 여느 다른 운동들로 쌓아 올린 근육들과 사뭇 다르다. 나는 그걸 요가 수련을 하며 내 몸을 보면서 느꼈고, 요가원에서 만난 다양한 분들의 근육을 보면서 짐작할 수 있었다. 요가로 쌓아 올린 근육은 일단 적나라하지 않다. 과하지 않으며, 그러나 촘촘히, 근육들의 결이 살아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하지 않다. 큰 근육들로 울룩불룩하다기보다 잘게 잘게 쪼개지는 잔 근육들이 전체를 아우르는 느낌이 든다.
최근 미국에서 이사를 하고 나의 집 코 앞에 있는 요가원에 다니면서 파워요가를 수련 중인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배가 잘게 쪼개지더니, 복근이 생기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등의 근육들 또한 이렇게 갈라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촘촘히 쪼개지고 있다.
요가로 근육을 붙이는 건 가능하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단기간에 금방 근육을 붙이고 몸을 키우는 건 헬스가 빠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빠름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단단하고 견고하게 쌓아 올린 작은 걸음이 오늘날의 나를 이끌었듯.
요가의 느리지만 착실히 쌓아나가는 천천히의 미학. 그 노련미를 나는 사랑한다.
그렇게 쌓아 올린 나의 몸과 근육들은 지성보다 더 똑똑해서, 이내 그 몸이 무너지더라도 다시 요가를 하면 언제든 그 몸을 회복할 수 있다. 그것이 요가로 오랫동안 단련하고 수련한 몸이 지닌 힘이다. 그리고 나는 미국에서 수련하며 그 힘의 무게감을 실감 중이다.
그러니, 요가로 근육을 붙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면 딱 1년을 요가해 보라고 하고 싶다.
의외로 한 동작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근육들의 힘이 개입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원래 본디 요가는 남자들이 하던 것이라 했던가. 요가의 무수한 아사나들을 만나면 결코 '유연'하기만 해선 오래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유연하지 않은 이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장한다, 오늘부터 요가 매트를 들고서 요가원에 나가라고. 그리고 나의 몸을 탐구하며 우리의 몸이 얼마나 잘게 쪼개질 수 있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잊힌, 잊고 있던 우리의 근육들을 깨워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