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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연 Aug 10. 2022

브런치와의 1년

브런치를 시작하기 이전의 나를 생각할 수 없다

벌써 2022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하지만 8월이 되었습니다. 작년 8월 3일을 기점으로 저는 브런치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초 잠시 휴식기를 가져서 꽉 찬 1년은 아니지만 그래도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쓴 지 1주년이 되어 나름 기록으로 남길 겸 브런치에 어떤 글들을 남기고 싶은지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이런 이야기를 꺼내어볼까요.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저는 작가 신청 때 제출했던 계획서대로 요가와 창작에 관한 글들을 썼습니다. 물론 요가 이야기가 훨씬 많았습니다. 글을 꾸준히 쓰려 노력하면서 글이 한 편씩 쌓일 때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글을 계속 쓴다는 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할애된다는 것, 그리고 브런치에는 그러한 분들이 많이 계시는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요가를 하면서 그 속에서 느꼈던 깨달음이나 미대를 다니면서 요가를 한다는 건 어떤 건지 등등 요가 로운 이야기를 많이 쓸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휴식기를 지나 다시 브런치를 시작하고서 좀 더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자기 계발, 가드닝, 졸업작품 등등 여러 주제를 다루고 쓰면서 제 나름대로의 실험을 해본 느낌입니다. 졸업작품 제작 때문에 올해 계획처럼 주기적으로 요일을 정해서 업로드를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편씩이라도 꾸준히 올리려 노력했습니다. 변수가 많은 창작의 세계인만큼 최소한의 계획을 세우고 그 속에서 유동성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즐겁게 브런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조금은 느슨한 체제로 나가려고 합니다.


지금처럼 여러 주제로 글을 쓰면서 비슷한 주제의 글들을 다시 따로 정리하여 매거진으로 글을 연재하고 나중에 브런치 북으로 묶어볼 생각입니다. 스페인 자유여행기도 써야 하는데 밀리는 이유는 생각보다 찍어둔 사진들이 아주 방대했고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의 첫 자유여행이었던 만큼 졸업작품 막바지에 들어가면 다시 차근차근 이어 나가보려 합니다. 여행코스를 시작으로 스페인서 만났던 분들과의 이야기 등등을 풀어보려면 각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매거진으로 정리할 목록들을 간략히 여기서 소개합니다.


1. 가끔 제 전공을 잊어버립니다


자기 계발 매거진으로 새롭게 시작했던 매거진입니다. 외국어 공부, 엄마와의 대화, 여행기 그리고 취미생활글들이 여기에 쓰였습니다. 이 매거진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대신 외국어 공부, 자격증 시험, 시간관리 등과 같은 정말 공부와 자기 계발 관련된 글들로 채울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졸업작품 상황을 봐서 토익시험과 오픽 시험을 준비해서 쳐보려고 합니다. 의도치 않게 영어 공인자격증 시험을 도장깨기 하는 중인데 스펙 쌓기보다 순수하게 공부 목적으로 하다 보니 그마저도 즐겁습니다.


2. 식 집사 가드닝 매거진


아직 매거진 명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정해지면 푸릇푸릇한 이미지들과 함께 다른 매거진들 곁에 자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초록이에 진심이 되어버린 식 집사의 식물 이야기로 제 베란다 가드닝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식물에 관심 없다던 엄마까지 합세해 모녀가 열심히 식물 키우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도 쓰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식물 이야기를 쓰면 곧잘 조회수가 오르고 종종 다음 홈&쿠킹 페이지에 뜹니다. 식물 이야기들 다 그렇습니다. (약간은 좋기도 씁쓸하기도 합니다. 요가 글도 이렇게 핫 했으면)


현재 저희 집 베란다 가드닝 상황은 이렇습니다.



처음엔 잔잔하게 식물들이 일깨워주는 깨달음과 고고한 성찰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점점 식물 키우기에 진심이 되면서 식물들도 늘어나고 제 욕망도 늘어나고 여러모로 진짜 식 집사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결국 식물 이야기를 꾸준히 써보려 결심합니다.


3. 엄마가 내게 해 준 말들


저희 엄마는 종종 제게 다정하기도 때론 엄격한 말을 해주십니다. 그 속엔 저보다 세월을 오래 사신 어른의 통찰력과 좋은 소리엔 쓴 맛이 나듯이 쌉싸름한 일침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잊지 않아야 할 말들, 계속 기억하고 싶은 말들을 기록해 나가고 싶습니다.


4. 스페인 여행기


엄마와 다녀왔던 스페인 자유 1달 여행기를 바르셀로나, 그라나다, 세비야, 마드리드 순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첫 자유여행이었던 만큼 제게 남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스페인에서의 아름다웠던 찰나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흔적을 담아 남기고 싶습니다. 유럽은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제가 그 편견을 와장창 부수기도 했던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졸업작품이 참 애석합니다.




시작했다면 끝이 날 매거진도 있습니다. 요가 수련 일지 매거진은 40편으로 끝내고 브런치 북으로 묶일 예정입니다. 이제 남은 몇 가지 주제들과 작년 요가 자격증을 준비하며 썼던 에세이 글들 그리고 앞으로의 요가 수련에 대해 응원하는 글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수련일지가 끝났다고 요가 수련이 끝나는 건 아니겠지요. 새로운 수련과 새로운 만남 그리고 새로운 깨달음이 생긴다면 새로운 수련일지가 시작될 것입니다.


하고 싶은 건 해야 직성이 풀려서는 졸업작품이 끝나고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그리고 싶은 이야기들이 쌓여 있는데 제 하루는 졸업작품에 뺏겼습니다. (억울합니다 억울해) 어서 빨리 졸업장을 받아 척척 학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는 나날들입니다.


졸업을 합시다 매거진은 프리 프로덕션, 메인 프로덕션 그리고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졸업전시회와 같은 후기 글도 같이 곁들이고 싶어 올해 말까지 계속 연재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내년 초에나 브런치 북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다. 메인 프로덕션 글들도 차곡차곡 써두고 이제 사진을 찍어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프로젝트, 주제들입니다.


1. 나 스스로와의 교감 프로젝트


자문자답 100선으로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적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저는 저 스스로에 대해 잘 안다고 굉장히 자부하며 살았는데 작년 요가 수련을 통해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고 요즘 독서를 하면서도 또 한 번 느낍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해 진단도 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내가 느끼기엔 나의 장점은 어떤 것인지 하고 싶은 건 무엇인지 나만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지 등등. 사소하지만 은근히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2. 판타지 도감 프로젝트


좋아하는 것들을 취향껏 듬뿍 담아 도감 형식으로 펴내는 일러스트 연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라폴리오와 연계하여 그라폴리오엔 일러스트를 브런치엔 일러스트에 담긴 짤막한 글들을 같이 연재하면 재밌겠다 생각했습니다. 이 역시 제가 졸업을 해서 척척 학사가 되면 가능한 일입니다. 상상 속 나래로만 펼쳤던 이야기들이 그림으로 탄생하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합니다.


3. 소설


작년 12월에도 썼던 것 같지만 소설 쓰고 싶습니다. 장르는 스릴러, 호러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예전에 소설 공모전 냈다가 떨어진 소설을 다시 리메이크하여 쓰고 그 후속작을 써도 좋겠다고 막연하게 구상해보는 중입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졸업이나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4. 독후감


저는 흥미로운 주제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봅니다. 간혹 읽으면서 이런 책은 너무 재밌고 나 혼자 알기에 너무나 아까운데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런 책들을 제 나름대로의 감상과 은근한 추천을 곁들여 쓰는 독후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책도 많이 읽고 정진해야겠지요. 노력하겠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참 민망하지만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졸업작품 신세한탄 글이 되어버렸는데 그럼에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좋은 사람들이 좋은 글들을 쓸 수 있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 덕에 부족함이 많은 저도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려 애쓰고 있습니다. 글 쓰는 것에 이렇게 진심인 사람도 아니었는데 1년 동안 제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글에 진심이 되어있었습니다. 하루하루의 평범함도 소재가 되고 글감이 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면서 브런치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브런치는 글쓰기 참 좋은 공간입니다. 좋은 글들과 좋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공간이 되는 것. 저도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은근하게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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