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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구형제

– 도봉구 중랑천 아침작전 –

by 법의 풍경

(a parody of ‘독수리 오형제’)


물안개 걷히는 중랑천가

햇살이 조용히 물 위를 두드리던 하지+day 4

“오리구형제, 출동이다!”


선두는 물론,

작전지휘관 엄마 오리.

그 뒤로 줄지어 나오는,

바람을 가르는 9형제의 퍼레이드.


1호 – 깃발 담당, 항상 선두.

2호 – 방향 감각 담당, ‘좌로!’ ‘우로!’ 명확함.

3호 – 먹잇감 정찰병, 눈썰미 甲.

4호 – 경계병, 풀숲에 수상한 움직임이 보이면 ‘꽥!’

5호 – 중간 잡음 정리, ‘조용히 좀 해!’가 특기.

6호 – 줄 정렬 관리자, 동생들 새치기 금지.

7호 – 체력 약하지만 마음씨 착함, 형아들 따라가느라 힘듦.

8호 – 딴청꾼, 풀잎 보면 바로 샛길로.

9호 – 막내 겸 마스코트, 귀여움으로 모든 실수 커버.


그들은 줄을 맞춰 나아간다.

물길 위에 흐트러짐 없이

모두가 각자의 임무를 안고

도심 속 생존 훈련을 시작한다.


“목표는 오늘 점심 전까지 수초 500그램.”

작전명: 풀잎 너머의 자유


쇠물닭과 백로를 피해

자전거 지나갈 땐 속도 조절,

견공(개) 소리 들리면 잠시 잠복.


사람들은 말한다.

“도봉구에 이런 히어로가 있었다고?”


그렇다.

날지도 못하면서

중랑천을 지키는

우리의 오리구형제.


정렬이 흐트러지면 작전 실패다.


엄마 오리의 한 마디에, 다시 줄 맞추는 그들.


오늘도 평화롭고 웃긴

도봉구의 새벽 특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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