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가 나에 대해 뭘 알아?

자존감을 채우는 일

by 매버지
네가 나에 대해 뭘 알아?


살아가면서 이런 말이나 생각을 해 본 적 누구나는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있을 거다. 살다 보면 나를 좋지 않게 판단하고 평가(회사에서 인사평가는 제외)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그런 상황이 유쾌하진 않을 거고, 내 의도와 상관없는 평가로 인해 상처받기도 한다. 반대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평가한 경험이 없는가? 작은 순간이라도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현자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빈도나 정도만 다를 뿐이지 우리는 언제나 평가와 판단을 당하거나 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평가와 판단이 입 밖으로만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 것일까? 꽤 많은 문제를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인식 속 그 사람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들이 쌓여 미워하는 마음이 생겨나 나를 좀 먹는 일이 될 수 있다. 결국 그 피해는 내게 돌아오게 된다.


평가와 판단 자체를 하지 않으면 어떨까? 매우 좋은 일인데 참 어렵다. 사회가 만들어둔 기준과 고정관념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 대부분 평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내 기준(세상이 만들어준?)에서 벗어나 버리면 선을 긋고 '저건 틀렸네'라고 말하기가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누군가의 말과 행동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정리가 먼저 필요하다. 한 심리학자는 이를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저마다 살아온 삶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이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런데 너무 고고한 말 같다.


좋지 않은 평가상황에 처해지면 막상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네가 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기에 그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내 자존감을 채우는 일이다. 결국 대부분의 상황을 잘 대처하고 해결하는데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상태를 우리는 평상시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의식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생업마저 꼭 좋아하는 일로 해야만 한다는 말은 아니다. 덕업일치가 되는 사람이 몇이나 되려나? 생업은 생업대로 나름의 버티는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내가 살며 좋아하고 가치를 느낄만한 일 하나는 찾아야 한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돈이 되든 말든 무조건 하나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삶에 생동감이 생기고 기대감, 만족감이 떠 오른다.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해 나가기 위한 부지런함과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학원을 찾아가도 좋고,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면 직접 누군가를 가르쳐도 좋다. 먹는 것을 좋아하면 직접 음식을 만드는 법을 배우거나 맛있는 음식점들을 찾아다니며 생각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점점 더 나만의 무엇이 생겨나고 그것을 어떤 형태로든 콘텐츠화 해두면 돈이 되기도 한다. 또한, 자기 효능감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자존감도 동시에 높아질 것이다.


말은 쉽다.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꾸준히 해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대인들 대부분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보다 누군가의 삶 속에 좋아 보이는 것을 찾고 따라 하려 하거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자주대곤 한다. 먼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사로운 생각과 감정들은 내려두고 종이 한 장을 펼치거나 노트북 메모장을 띄워 놓고 내가 좋아했거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적어 본다. 그다음은 그중에서 지금도 하고 싶거나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동그라미 쳐보자. 그리고 그들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동시에 다 해도 좋고 하나씩 해도 좋다. 이제 시간을 내어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작하고 꾸준히 오래 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 보자.


내 자존감을 높이는 일은 글을 쓰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글을 꾸준히 오래 쓰기 위해 나 역시 장치를 마련하였다. 매주 글을 쓰고 주말 저녁 늦게 온라인으로 만나 서로의 글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글쓰기 모임이다. 내가 직접 주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뢰하고 애정하는 작가님이 운영 중이다. 이번에 기존 모임을 리뉴얼하며 새로운 멤버를 모집 중이다. 꾸준히 글을 쓰고 싶지만 의지가 부족한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멤버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될 것이다.


>> 오직 나만 쓸 수 있는 이야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동생을 떠올리며